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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축구로 평화를 심는 英청년 댄 거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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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축구로 평화를 심는 英청년 댄 거전 씨
결혼에 취업까지…"평화문화 확산과 한반도 평화구축에 이바지 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남북 간 회담만으로 한국인의 평화인식이 사회 심리적인 차원으로까지 확대되기는 어렵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창조적인 방식으로 직접 느끼고 체감하면서 평화 감수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해요. 이것이 제가 축구를 통해 평화를 교육하는 이유입니다."
영국인 청년 댄 거전(32) 씨는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대북지원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국 브래드퍼드 대학에서 평화학을 전공하면서 영국 축구협회로부터 공인 축구코치 자격을 취득한 그는 2008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어린이 축구교육 경험을 쌓았다.
거전 씨는 새로운 장소와 경험에 대한 갈망으로 2009년 한국을 찾았다. 그저 호기심으로 방문한 한국에서 애초 1년만 지내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서 자신이 할 역할을 직감한 그는 고려대에서 평화안보를 전공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거전 씨는 "보수당의 대처리즘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제3의 길'이라는 영국의 잘못된 정치적 흐름 속에서 성장기를 보냈다"며 "9.11테러와 아프간전쟁, 이라크전쟁 등을 지켜보면서 평화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국제연맹 서비스 담당 매니저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의 계기가 돼 다행"이라면서 "스포츠가 평화구축 과정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현실에서 확인한 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도 든든한 밑바탕이 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2013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진행하는 '어린이 평화축구교실'에 헤드 코치로 참여해왔다.
평화축구교실에서는 축구를 매개로 어린이들이 상호 존중, 책임감, 공평, 신뢰의 가치를 배우고, 평화 감수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영국 브라이턴대와 영국문화원, 독일 쾰른스포츠대에서 설립한 '국제평화축구'의 프로그램 내용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 진행된다.
축구교실은 거전 씨가 5년 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처음 제안해 시작된 것으로, 매년 1∼2차례 서울·수원·대구·동탄 등지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무료로 열린다.
2015년부터는 영국 브라이턴대 국제평화축구 본부의 교육 담당자가 연간 한 차례씩 직접 한국을 방문해 코치 트레이닝도 진행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거전 씨는 어린이 평화축구교실과 축구를 통한 평화교육 코치 트레이닝을 계기로 지난 4월 말 한국인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었고, 지난 5월 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정직원으로 취업했다. 이 단체가 외국인을 정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앞으로 어린이 평화축구교실의 코치진을 확대하고, 평화축구가 공교육으로 제도화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스포츠를 통한 평화문화 확산과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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