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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직원들 승진·포상때 자사주 지급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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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직원들 승진·포상때 자사주 지급 확산
'주인의식' 높이고 사기향상…정부도 세제혜택 늘려 지원
주가상승 혜택 '주주·임원만 누려선 직원 사기향상 기대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승진하거나 사내에서 상을 받으면 축하와 격려의 의미로 자사주식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표창이나 승진의 '부상'격인 자사주는 사원들의 '주인의식'과 사기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종업원에 대한 자사주 부여를 장려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에 주는 세제혜택을 올해부터 확대한 것도 도입기업 증가요인으로 꼽힌다.
"다양성위원회가 열심히 노력한 덕에 명예로운 표창을 받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유력 제과업체 갈비가 나가노(長野)현에 있는 호텔에서 개최한 사내 표창식에서 마쓰모토 아키라(松本晃) 회장(당시)은 사내 기구인 다양성위원회 대표에게 10만 엔(약 1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건넸다. 도쿄(東京)증권거래소 선정 '우수 여성활약 추진기업'에 뽑힌 데 대한 '부상'이었다. 갈비는 2014년부터 우수사원에게 자사주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전사 기준으로 표창을 받은 50개 팀 외에각 본부 등에서도 독자적으로 200명에게 자사주를 주었다. 현금이 아닌 주식을 주는 건 회사 경영에 더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1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가 활용하고 있는 제도는 주식급부신탁을 이용한 사원지주제도다. 주식급부신탁은 종업원 지주제도의 하나다. 기업이 사원의 직위, 성과 등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하고 이에 따른 자금을 내 신탁을 설정한다. 신탁은행 등 수탁기관이 이 돈으로 필요한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취득해 보관한다. 이후 사원의 퇴직 등 특정한 시기에 취득한 포인트에 상응하는 주식을 사원에게 넘겨주는 제도다
미쓰비시(三菱)UFJ신탁은행 집계에 따르면 올해 5월말 현재 203개사가 이 제도를 도입했다. 작년 6월부터 1년 동안에 46개사가 늘었다. 5년전에 비해 2배 이상의 증가 페이스다.
임원을 대상으로 주식급부신탁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회사는 연간 100개사가 넘는다. 요즘에는 일반 간부와 관리직에도 이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미쓰비시FJ신탁은행 기업 보수제도 컨설팅 담당자는 "일본 경영자는 현장에 대한 기대가 커 간부와 관리직의 사기향상 수단으로 자사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자사주를 이용한 복리후생의 틀로 전부터 종업원 지주회를 설치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만 주식급부신탁은 기업이 부여 대상자 등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인재파견 사업을 하는 퍼솔(persol)홀딩스는 매월말 그룹내 50개회사의 간부 100여명에게 자사 주식을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부여한다. 퍼솔홀딩스는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워온 회사다.
그룹 간부중에는 한때 '자기 기업의 오너'였던 사람이 많은 만큼 주식부여를 통해 그룹에 대한 구심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마루이(丸井)그룹은 부장, 과장 등 300여명인 관리직을 주식부여 대상으로 정해놓고 있다. "관리직에게도 경영자의 시각을 갖게 하기 위해" 2년전에 도입했다. 대상자가 포인트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조건으로 올해 결산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투하자본이익률(ROIC) 등의 수치목표 달성을 제시했다.
그룹 전체의 실적을 목표로 설정해 관리직이 빠지기 쉬운 부서이기주의를 배제하기 위해서다. 관리직 간부가 자기 부서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관점에서 경영실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기 위한 인센티브인 셈이다.
도쿄 증권거래소 등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거래소그룹은 1천여명인 그룹 사원 전원을 대상으로 주식부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올해 회사가 제시한 2가지 목표를 달성하면 관리직 각자에게 자사주를 받을 수 있는 포인트가 2배로 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ROE 17% 이상"과 "전 직원의 총노동시간을 2015년 대비 20% 삭감한 것"이 회사가 제시한 목표다. 다카하시 나오야 인사부장은 "시간외 근무 수당 감소분을 주식으로 보상해 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비절감과 효율화를 통해 주가가 올라도 혜택을 받는 사람이 주주 등 투자가와 임원들 뿐이어서는 사원들의 사기가 오르지 않는다.
물론 현시점에서는 부여 주식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예컨대 퍼솔홀딩스의 첫번째 신탁 규모는 5억 엔(약 50억 원)으로 5천억 엔(5조 원)이 넘는 주식시가총액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임금 일률 인상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보아가면서 이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곳도 많다.
세제상 혜택도 크다. 정부는 2013년 기업의 급여 증가액의 10%를 세액공제해주는 내용으로 개정한 세법의 공제범위에 주식급부신탁제도로 부여한 주식의 시가상당액도 포함시켜 올해부터 공제상한을 15%로 확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하고 있는 주식의 임원보수 활용뿐만 아니라 종업원에 대한 자사주 부여도 기업경영을 변화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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