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오락가락' 해명…기무사 특별수사단 조사 불가피할듯(종합)
감사원장에 구두질문하고 외부법리 검토했다 한 정황 드러나
외부 법리검토했다던 국방부 갑자기 "의뢰안했다"로 말바꾸기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송영무 국방장관이 기무사 특별수사단의 조사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은 지난 3월 이석구 기무사령관으로부터 기무사 문건을 보고받고도 4개월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이른바 초기 판단 부적절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외부 법리 검토를 받았다"고 했던 국방부의 해명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기무사 문건 관련 법리검토를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이 아닌 외부에 맡긴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당시 법무관리관이 위수령 관련된 문건을 작성한 사안으로 감사관실의 감사를 받고 있었다"며 "그래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외부의 전문가에게 맡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변인의 이런 답변은 송 장관의 관련 언급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국방부가 15일 입장을 바꿨다.
국방부 관계자는 "외부에 법리 검토를 맡겼다는 (대변인) 발표는 착오였다"며 "외부에 법리 검토를 의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부기관 법리검토 의뢰는 없었고, 단순히 감사원에 물어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들은 송 장관이 외부 법리 검토를 하라고 말하지는 않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의 이런 태도는 이날 감사원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이른바 '기무사 문건'에 대해 의견을 물은 적이 있지만, 문건을 확인하거나 구체적 검토를 하지 않은 채 일반론적으로 답변했을 뿐이라고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밝힌 직후 나왔다.
최 원장이 송 장관을 별도로 만난 것이 아니고, 3월 18일 강원도에서 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회식에 참석했을 때 관련 질문을 받았을 뿐이라고 하자 국방부가 외부 법리 검토 주장을 갑작스럽게 접은 것이다.
다시 말해 외부 법리 검토를 받았다던 외부기관이 어디인지 숨겨오던 국방부는 뒤늦게 관련 내용을 시인한 것이다.
감사원은 최재형 원장이 "만일 군에서 특정 정치세력의 주장 자체를 진압하려는 의도하에 작성한 서류라면 군의 정치 관여로 볼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단지, 통상의 방법으로 치안 유지가 어려운 상황을 예상하여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검토한 것이라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해당 문건을 제시받거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하여, 일반적인 대화로 보았고, 법률 검토라고 인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송 장관이 최 원장을 별도로 만나 해당 문건을 모두 보여주면서 물어본 것이 아니라는 설명인 셈이다.
이를 다른 각도로 보면 송 장관은 촛불 집회를 거론하며 계엄령 검토를 한 기무사 문건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그동안 기무사의 계엄 검토 문건에 대해 외부에 해당 문건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진행한 결과, 기무사의 월권행위이며 당시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었지만, 수사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국방부의 방어 논리에도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여기에 국방부가 지난 3월 기무사 문건이 송 장관에게 보고된 직후 법무관리관실에서 법리 검토를 해왔다고 밝혀온 주장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의 일부 관계자들은 당시 송 장관이 법무관리관실에 명확하게 지시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송 장관이 명확하게 지시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 같기는 하다"면서 "이 부분도 다시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공군 군 검사들로 구성돼 16일부터 공식 수사에 들어갈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대령)은 기무사의 계엄 검토 문건과 관련해 송 장관과 국방부를 조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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