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선 캠프에서 비선 참모로 활동한 로저 스톤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공소장 속 '익명의 인물'은 자신이 맞다고 인정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한 혐의 등으로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 소속 요원 1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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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은 공소장에서 러시아 요원들이 해킹에 관련된 트위터 계정 '구시퍼 2.O'을 통해 '익명의' 트럼프 캠프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연락했다고 적시했다.
러시아 측과 연결된 익명의 인물은 워싱턴 정가에서 '흑색선전의 달인'으로 알려진 스톤으로 의심된다고 미 언론은 관측했다.
14일(현지시간)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톤은 전날 의회 전문매체 더 힐과 인터뷰에서는 "나는 익명의 인물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전날 밤늦게 CNN에 출연해 진행자 크리스 쿠오모와 나눈 대담에서는 자신이 특검 공소장에 나온 익명의 인물이 아마도 맞는 것 같다고 말을 뒤집었다.
스톤은 앞서 부인한 것은 공소장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때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스톤은 CNN에 "나는 트럼프 캠프 관리들과 접촉한 걸 확실히 인정한다.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증인 선서하고 증언한 바 있다. 구시퍼 2.0과 트위터 메시지로 24단어를 주고받았다"라고 말했다.
스톤은 그러나 구시퍼 2.0과의 접촉에 대해 그건 내용이나 맥락, 타이밍에 근거해볼 때 별것 아니었다는 식으로 중요성을 깎아내렸다.
스톤은 2017년 3월 구시퍼 2.0과의 접촉 내용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캡처해서 올렸으며, 당시 스크린 샷 화면은 뮬러 특검의 공소장에 참고 자료로 제시한 것과 일치한다고 일부 매체는 전했다.
뮬러 특검은 향후 수사에서 네거티브 공세에 능하고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와의 친분을 과시해온 스톤이 러시아의 해킹과 그 내용의 위키리크스 폭로 과정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파헤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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