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명의 불법계좌 발견"…보이스피싱 17명 목소리 공개수배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금융감독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수사기관을 사칭하거나 대출을 빙자해 돈을 뜯으려 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사기범 17명의 목소리를 15일 공개 수배했다.
금감원에 제보된 사기범과의 통화 녹취를 국과수가 성문(聲紋·지문 같은 사람의 음성적 특징) 분석, 목소리 데이터베이스 1천422개를 축적해 4차례 이상 신고가 들어온 목소리를 공개했다.
17명 중 남성이 15명, 여성이 2명이다. 이들 중 1명은 16차례나 신고가 들어왔다. 그는 검찰을 사칭해 "사기범이 귀하의 개인정보를 도용해서 만든 위조신분증으로 귀하 명의의 불법계좌를 개설했다"고 속이려 했다.
실제로는 없는 "국가안전보안코드 계좌로 입금하라"면서 대포통장으로의 송금을 유도하거나, "수백명이 연루돼 간략한 유선 조사를 먼저 한다"고 둘러대는 수법도 썼다.
"지금부터 귀하의 통화기록 및 문자기록을 조회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의 데이터·와이파이 차단을 요구하는 사기범도 있었다. 통화하면서 인터넷·카카오톡 등으로 진위를 확인하거나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기범들은 이 밖에 "귀하의 계좌가 중고나라 사기에 이용됐다", "지금부터 통화내용 녹취하니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달라", "통장 판매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조사 중이다"는 등 교묘한 말로 속이려 들었다.
이번에 공개된 목소리는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http://phishing-keeper.fss.or.kr)의 '바로 이 목소리' 코너에서 들을 수 있다. 누구 목소리인지 알아듣고 신고해 검거로 이어지면 포상금(최대 2천만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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