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회담 앞두고 美특검 '러시아 스캔들' 무더기 기소
뮬러 특검, 러시아군 총정찰국 12명에 '힐러리 해킹 혐의' 적용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법무부 2인자'인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특검 기소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정국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등을 해킹한 혐의로, 모두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이라고 로즌스타인은 설명했다.
특검이 적용한 혐의는 모두 11가지다. 해킹 이외에도 자금세탁, 선거위원회·공공기관 해킹 시도 등을 아우른다.
로즌스타인은 "러시아 정보요원들은 'DNC 네트워크'에 악성 코드를 침투시키는 방식으로 민주당 자료를 훔치고 의도적으로 온라인에 공개했다"면서 "미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분열시키고 의견 차이를 부각하려는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기소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로즌스타인은 덧붙였다.
이번 기소 대상에는 미국인은 없다.
앞서 뮬러 특검은 러시아인 14명을 비롯해 총 32명과 회사 3곳을 기소했지만, 해킹 혐의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즌스타인은 러시아 측의 해킹이 미국 대선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선 "그 혐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뮬러 특검의 추가 기소가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럽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따라서 동맹국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정작 푸틴 대통령에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질문인 선거 개입에 대해서도 물을 것"이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개입을 했느냐'고 묻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그가 부인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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