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상담소협의회 "안희정 증인들, 김지은 이미지 왜곡"
법원 "증인 진술에 따른 자극적 보도 우려…언론 배려 부탁"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사건을 고소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 측은 재판에서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이 김 씨의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씨를 돕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13일 입장문을 내 "피고인 측 증인 7명은 모두 김 씨를 거짓말하는 사람, 안희정을 좋아한 사람으로 몰고 갔다"며 "거짓말하는 사람이라면 (안 전 지사는) 왜 중책을 맡겼나. 안희정을 좋아한 것 같다는, 짜고 친 듯한 발언은 '합의한 관계'라는 주장의 증거인가"라고 되물었다.
전성협은 안 전 지사 부인 민주원 여사가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8월 충남의 휴양지 상화원에 갔을 때 우리 부부 침실에 김 씨가 새벽 4시에 들어와 깜짝 놀랐다"고 증언한 이른바 '상화원 사건'의 전후 맥락도 안 전 지사 측 주장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전성협은 "민주원은 상화원 사건 이후에도 김 씨에게 홍삼을 보내고, 마카롱을 주고, 스스럼없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김 씨는 상화원 일이 있은 지 한참 후인 지난해 12월 20일까지 수행비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 씨가 (상화원 사건 등으로) 김 씨를 의심했다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김 씨의) 표정과 문자가 밝은 느낌이었던 것이 상대(안 전 지사)를 좋아했다는 뜻이라면, 민 씨도 김 씨를 좋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전 지사의 추문과 불필요한 소문을 막는 것은 수행비서의 주요 업무"라며 "김 씨는 (수행비서가 될 때) 특정 여성 인사와 모임 시 주의를 요한다는 내용을 인계받았다. 그 인사가 만남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내 김 씨는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착신전환된 수행용 휴대전화로 '2차를 기대한다'는 해당 인사의 메시지가 와 불상사를 막고자 안 전 지사 침실 문 앞에 대기하다가 깜빡 졸았을 뿐이며 방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성협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전성협은 '김씨가 귀여운 척했다, 홍조를 띠었다, 남자에게 인기가 많았다' 등 피고인 측 증인들이 했던 발언을 열거하며 "증인들은 안희정의 이미지 메이킹을 맡았던 경력과 역량으로 김지은의 (왜곡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민주원 여사를 비롯해 김 씨 후임 수행비서 어모 씨,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 신모 씨, 전 충남도 미디어센터장 장모 씨, 전 충남도 운행비서(운전담당) 정모 씨, 안 전 지사 대선 경선캠프 청년팀장 출신 성모 씨, 충남도 공무원 김모 씨 등 7명이 재판에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와 모두 공개리에 증언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는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출신 구모 씨, 도청 용역직원 정모 씨 신문만 공개됐고 피해자 김 씨와 다른 증인 2명은 비공개로 증인신문에 임했다.
재판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이날 민 여사 등 피고인 측 증인 3명 신문과 비공개 증거조사를 마친 뒤 "증인의 진술 한 마디 한 마디에 따라 지나치게 자극적인 보도가 이뤄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원의 사실인정은 공개재판뿐만 아니라 비공개재판에서 조사된 증거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자유심증주의에 기초해 이뤄진다"며 "법리적 쟁점에 관한 진지한 심리가 가능하도록 언론에서도 배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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