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만발' 전기차, 5년후 점유율 두자릿수 육박 전망
배터리가격 하락·온실가스 규제 강화·중국 변수 등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앞으로 5년 뒤에는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차량 10대 가운데 1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용 배터리 가격이 계속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보급을 확대하는 데 따른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분야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에너지트렌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0년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5%로 높아진 뒤 2023년에는 8∼9%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1%대 초반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몇년간 급격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보고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의 '3대 요인'으로 국제유가 상승 및 배터리 가격 하락을 비롯해 각국의 자동차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축 목표치 상향조정, 중국 변수 등을 꼽았다.
배터리의 경우 최근 핵심 원료인 코발트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첨단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앞으로 계속 생산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2016년에 400∼600달러/㎾h에 달했으나 올해는 250∼300달러/㎾h로 절반 수준이 되고, 내년에는 200달러/㎾h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아울러 전기차가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가 현재 200∼400㎞ 수준으로, 수소차(400∼600㎞)에 뒤처져 있지만 앞으로 급격히 늘어나면서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가격 하락과 배터리 기술 발전보다 더 큰 '호재'는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지목됐다.
중국의 경우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가 지난 2015년 ㎞당 200g이었으나 2020년에는 119g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유럽도 각각 150g에서 124g, 130g에서 95g으로 낮아진다.
특히 중국은 자국 내 배터리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어 전세계 전기차 보급 확대 추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은 지난 3월 증시 공시를 통해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공급 규모 1위에 올라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이번 달에도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노골적으로 자국 산업을 편들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계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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