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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떨쳐야죠"…1년전 물난리 괴산 펜션촌 재기 '안간힘'
209㎜ 물폭탄에 아수라장…수해 극복하고 손님맞이 준비 한창

(괴산=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13일 충북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 펜션 촌.
이곳에서 7년째 펜션을 운영하는 정모(57), 최모(43)씨 부부는 온몸에서 쏟아지는 땀방울을 연신 닦아내면서도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정씨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진 펜션 앞 캠핑장(9천900여㎡)을 오가며 살충제를 뿌리느라 땀에 흠뻑 젖었다.
정씨는 전날에도 손님맞이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화장실과 샤워실, 개수대를 갖춘 건물을 부지런히 오가며 전기 드릴로 나사를 조이고 등도 달았다.


아내 최씨는 손님들이 덮을 이불을 깨끗하게 빨아 건조대에 널었다.
손님이 묵을 방 안 침대와 이불, 가구, 싱크대 등을 정리하는 것도 최씨 몫이다.
펜션이 깔끔하게 정리됐지만 부부는 1년 전 이맘때의 악몽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지난해 7월 16일 오전 쏟아진 '물 폭탄'으로 생지옥을 겪어서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쏟아진 209㎜의 물 폭탄으로 펜션 앞 달천이 범람하면서 펜션은 아수라장이 됐다.
눈 깜박할 사이 덮친 수마로 모든 것을 잃었다.
간이매점과 화장실·개수대, 에어 수영장, 컨테이너는 아무렇게나 나뒹굴었다. 손님이 몰고 온 캐러밴도 물웅덩이에 처박혔다.
실외 수영장, 족구장, 캠핑장은 흙탕물을 뒤집어써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손님들이 묵었던 방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망가졌다.
이불과 소파, 컴퓨터 등 성한 가재도구는 거의 없었다.
37년 만의 물난리로 이 마을에서는 주민 2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부부는 피해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지인들과 군인들이 내민 도움의 손길로 재기할 수 있었다.
2개월여에 걸친 복구공사로 옛 펜션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
손님이 묵을 방마다 장판을 새로 깔고 도배도 하고 전기 제품을 새로 설치했지만, 수해 뒤 손님을 전혀 받지 못했다.



여름 성수기에 닥친 수해로 1년 장사를 망쳤다.
정씨는 "피해 복구에만 1억8천만원이 들었다"면서 "손님을 받지 못한 것을 포함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는 "펜션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 모습을 갖춘 지난 6월 중순께부터 손님을 맞고 있다"면서도 또 폭우가 쏟아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빗소리만 들리면 지난해의 악몽이 떠올라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했다.
펜션이 제모습을 찾았지만, 부부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들끓는 날벌레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


부부는 "펜션 앞 달천 바닥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날벌레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펜션을 찾은 손님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우로 113억원의 재산 피해가 나고 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괴산군은 지난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하지만 정씨 부부가 받은 재난 지원금은 고작 100만원이다.
사유재산의 재난 지원금은 주택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침수 100만원이다.
정씨는 "이 일대 펜션 촌이 재기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 달천 바닥을 속히 정비해주고 다음 달 말까지인 펜션 촌 인근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의 철거 시한을 2∼3년 유예해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지방하천인 달천의 퇴적토를 준설해줄 것을 충북도에 건의한 상태"라며 "준설 공사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w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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