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편입에 불법경영…인하대 한진일가 비리에 여론 '부글부글'
학내외 단체 "학교법인 이사회 개편·인하대 정상화해야"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에 대해 교육부가 사실로 결론을 내리자 학내외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교육부 조사결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총수 일가의 학교법인 운영 비리까지 드러나면서 재단이사회 개편 등을 통한 대학 정상화를 주장하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인하대 교수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번 교육부 조사를 통해 인하대가 조양호 이사장 일가의 사익을 위한 축재 수단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인하대가 이러한 반교육적인 법인의 지배 아래 운영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교원 750명이 가입한 교수회는 "조 이사장은 스스로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부정 비리를 막기는 커녕 묵인하고 방조한 이사회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이사회의 전면 개편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김명인 교수회 의장은 "덕망있고 합리적인 인사들로 이사회를 개편하지 않는 한 대학 정상화는 요원하다"며 "총체적인 비리가 확인됨에 따라 교육부의 공익 이사 파견을 요청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하대 직원노동조합도 총장 공백 장기화로 교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번 조사 결과가 겹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양승민 인하대 직원노조위원장은 "이의 신청 절차가 남아 있으니 끝까지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모든 일이 잘 수습돼 하루빨리 학교가 정상화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인하대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인하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씨 일가와 친척의 이사진 사퇴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성명에서 "교육부의 이번 조사 결과와 조치 계획을 환영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하대가 완전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며 "한진그룹에 의해 지배된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아직도 조씨 일가와 한진그룹 측근들이 장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5명의 (학교법인) 이사 중 조씨 일가와 한진그룹 출신 인사들은 모두 사퇴하고 도덕성과 학교경영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당연히 교수·학생·동문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석인하학원에 소속된 항공대·인하공전·인하사대부고·정석항공고· 인하사대부중에서도 불법적인 경영이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된다며 교육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으로, 그의 아들인 조 사장은 이사로 있다.
교육부는 이날 지난달 인하대 비리 조사 결과 조 사장의 편입학과 학사 학위 취득이 절차에 어긋났다며 이를 모두 취소하라고 대학 측에 통보했다.
학교법인에는 조 이사장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청소·경비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주고 공익재단 장학생 장학금을 교비에서 빼 쓴 책임 등을 물었다.
그 결과 조 이사장의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라고 통보하고, 그와 이명희 전 이사장 등 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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