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성 망대지일대 건물지 10동 확인…구리거울·철기류 출토
남벽 일대서는 사다리꼴 집수시설, 대형 철촉 확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삼국시대 산성인 서울 아차산성(사적 제234호) 망대지(望臺地) 일대에서 건물지 10동이 확인됐다.
또한 이곳에서는 동경(銅鏡, 구리거울) 조각 등 삼국시대부터 고려 초기에 이르기까지 토기와 기와 등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아차산성 최북단 망대지 일대에 대한 2차 발굴조사를 담당한 한강문화재연구원이 망대지 하단부 평탄면을 조사한 결과, 장축 15.6m 석축 위에 기단석열과 초석을 갖춘 1호 건물지를 비롯해 총 10기의 건물을 확인했다고 서울 광진구가 11일 밝혔다.
특히 4호 건물지에서는 의도적으로 깨트려버린 동경 조각이 한 점이 확인됐는데, 테두리 문양이 중국 동한 시기의 것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형 철제마, 차관, 보습, 철촉 등 철기류도 발굴됐다.
이러한 동경과 철제유물의 조합은 포천 반월산성, 화성 당성, 이천 설봉산성, 광양 마로산성 등지에서 확인된 제사유적 양상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삼국시대 산성 내부의 제사 흔적을 복원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광진구는 설명했다.
한편, 광진구는 한국고고환경연구소에 의뢰해 아차산성 남벽 일대 4차 발굴조사를 한 결과 남벽 12m, 북벽 6.5m, 동서벽 12m 사다리꼴형태의 집수시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집수시설 내부에서는 목간을 포함한 다양한 목기와 씨앗 등이 발굴됐다. 앞서 지난해 말 3차 발굴조사에서도 이 지역 집수시설이 확인된 바 있다.
또 집수시설이 매몰된 후 상부에 조성된 배수로에서는 부여 부소산성 출토품과 비슷한 대형 철촉이 나왔다. 이 철촉은 성벽에 고정하거나 이동식 쇠뇌(連弩)에서 사용한 노촉으로 추정된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아차산성은 삼국시대 격전지이며 중요한 역사 자료가 있는 곳으로 아차산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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