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학교 빈 교실 활용하는 '학교내 학원' 성업
사립학교 중심 급속 확산…공립학교 '보충수업'에도 도입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명문대학 합격률이 높기로 유명한 일본 나라(奈良)현 니시야마토가쿠엔(西大和?園) 고등학교의 일부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후 일반 대입학원에 가지 않고 교내 빈 교실에 설치된 '학교내 학원'에 간다.
자습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강사에게 질문한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다른 교실로 이동해 가고 싶은 대학합격에 초점을 맞춘 강사의 개별지도를 받는다.
일본에서 학교내 학원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교육관련 시장이 정체기미를 보이면서 학원업계에서 도태하는 업체가 나올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학교내 학원은 오히려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내 학원은 학원 측으로서는 교실 임차료가 들지 않는데다 수강생을 쉽게 모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학교 측도 민간업체를 활용해 교사들의 장시간 근무 해소와 강의 노하우 한계극복을 할 수 있어 양자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10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개별지도학원 'TOMAS'를 운영하는 리소교육은 주로 사립 동계진학 중·고교에 개별지도학원인 '스쿨TOMAS'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전국 40개 이상 학교의 빈 교실에 자습실과 카페 등을 설치, 강사가 상주하면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조언해준다.
월 1만 엔(약 10만 원) 정도의 이용료를 받거나 미리 학교 수업료에 포함해 내게 하는 등 서비스 이용료 징수방법은 학교에 따라 다르다.
내년 봄에는 현재의 배인 70~80개 학교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사 미쓰구(岩佐?次) 이사 상담역은 "집단지도 방식의 학교교육과 개별지도를 주로 하는 학원은 친화성이 높다"면서 "2023년까지는 300개 학교에 '학교내 학원'을 설치해 매출액을 100억 엔(약 1천억 원)으로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공립학교가 보충수업 등에 학교내 학원을 도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Z카이그룹 계열 교육컨설팅 사업체인 에듀케이셔날 네트워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교육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시초손(市町村) 교육위원회 등과 연계해 영어를 잘 못하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충수업과 빈곤가구 학생에 대한 개별지도 등의 서비스를 학교내에서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의 학습지도요령에 정해진 수업시간 이외의 토요일이나 방과후 실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14년 11건이던 지원사업 수탁건수가 작년에는 40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5월 중순 현재 46건이다.
학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교육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다.
온라인 영어회화 서비스를 하는 레어잡은 2015년부터 학교를 대상으로 한 영어회화 교육 제공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는 학교가 연간 60개 정도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홋카이도(北海道) 유바리(夕張)시내 공립 초·중학교가 일제히 도입하는 등 현재 약 200개 학교 규모로 확대됐다.
학교내 학원은 회사 측으로서는 재미가 쏠쏠한 사업이다.
학원 사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교실 임차료가 운영비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내 학원의 경우 빈 교실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임차료가 들지 않아 일반 학원에 비해 이익률이 높다.
학교 측과 계약하면 한꺼번에 수백명 단위의 학생을 모집할 수 있어 광고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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