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민관군 훈련 '을지태극연습' 내년 실시…UFG는 폐지 가능성
내년 5월 실시 을지태극연습, 전시 이외 재해·재난에도 대비
UFG 4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폐지 단정은 일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새로운 형태의 민·관·군 훈련인 '을지태극연습'을 하기로 함에 따라 정부 연습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계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UFG연습을 할지 말지는 한미 양국 간 논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기는 하지만, 우리 정부의 국가 전시대응태세를 점검하는 을지연습을 분리할 예정이어서 UFG연습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올해 계획된 을지연습을 잠정 유예하되 "한국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과 연계한 민·관·군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언급한 태극연습은 통상 5월에 실시되는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한국군 단독 지휘소연습(CPX)을 말한다.
매년 8월 한미연합훈련인 프리덤가디언(FG)과 연계해 실시하던 전시 대비 정부 연습을 앞으로는 한국군 단독 훈련에 연계해 실시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는 북한이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을지연습은 정부가 전시 등 비상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훈련하는 국가적 연습인데 그동안은 가장 규모가 큰 한미연합훈련인 프리덤가디언과 연계해 실시했고, 이를 UFG라고 불렀다"며 "올해 프리덤가디언이 연기돼 정부 연습을 하기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안 되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며 "한국군 단독 훈련인 태극연습이 있기 때문에 그 연습에 병행해 실시하면 정부 연습을 군사훈련과 같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5월 태극연습과 을지연습을 연계한 을지태극연습을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을지태극연습은 대북 전면전 상황뿐만 아니라 재해·재난에 대비한 훈련에도 중점이 두어진다.
김부겸 장관은 "내년부터 실시될 을지태극연습은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뿐 아니라 테러, 대규모 재난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개념을 적용해 민·관·군 합동 훈련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당국자도 "정부 연습은 전시동원능력 점검이 한 축이고, 재해·재난 대비가 한 축"이라며 "8월은 재해·재난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정부 연습 시기를 (재해·재난 발생 전인 5월로)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극을지연습의 실시로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프리덤가디언을 연계한 UFG 연습이 42년 만에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UFG 연습은 1954년부터 유엔사 주관으로 시행하던 포커스렌즈 연습과 1968년 1·21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한국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 훈련인 을지연습을 1976년 통합하면서 시작됐다. 훈련 명칭은 2008년부터 UFL 연습에서 UFG 연습으로 변경됐다.
국방부의 다른 당국자는 "한미연합훈련인 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올해는 연기됐으나 상황에 따라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내년에는 한국군 단독 훈련과 정부 연습을 연계한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하나 UFG 연습이 폐지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올해 예정 을지연습 잠정 유예"…행안부ㆍ국방부 합동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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