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美무역패권주의, 세계경제 위기에 빠뜨릴 수 있어"(종합)
"무역전쟁, 걸프전쟁·국제금융위기·아랍의 봄과 같아"
주영국 中 대사 "미국, 공동 번영 무시하고 자국 이익만 추구" 비판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진방 안승섭 특파원 = 미중 간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미국 무역패권주의가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며 미국을 향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0일 논평을 통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촉발한 경제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제학자들이 한 예측과 정확히 들어맞는다"면서 "당시 학자들은 미국이 각국과 무역전쟁을 일으키면 세계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사실상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부과한 관세 품목의 대부분은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 상품"이라며 "경제 세계화가 이뤄진 오늘날 미국의 조치는 각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의 행동은 세계 생산 사슬의 안정을 심각하게 해쳤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계는 갈수록 미국 무역패권주의에 대해 크게 우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역패권주의는 세계를 또다시 경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이날 1면 논평을 통해 미국 무역패권주의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중국 인민들이 미국 위협에 하나로 뭉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미중 무역전쟁을 '포연 없는 전쟁'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번 전쟁은 의심할 바 없이 중국 인민에는 생동감 있고, 실질적인 수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번 수업을 통해 중국인들은 더 성숙하고, 더 전면적인 시각으로 미국 무역패권주의를 인식할 것"이라며 "잔혹한 국제경제 환경에 대해서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민일보는 또 무역전쟁이 걸프전쟁, 국제금융위기, 아랍의 봄 등과 같다면서 "미국은 민주, 자유, 인권이라는 위선적인 탈을 쓰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번 무역전쟁은 다시 한 번 세계인들에게 미국이 추진하는 각종 대외정책의 본질이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일깨웠을 것"이라며 "강권정치를 기본으로 하는 미국 패권주의는 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주영국 중국 대사 류샤오밍(劉曉明)도 지난 8일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무역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류 대사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은 세계관의 전쟁이기도 하다"며 "중국이 상호 존중과 공통 이익에 근거한 자유무역을 지키고자 하는 데 비해, 미국은 일방주의에 근거한 제로섬 게임으로 자국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낡은 생각을 버리고 공동 번영과 발전의 새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 영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다자무역체계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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