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허무하게 가다니"…순직 경찰관 빈소 조문객 줄이어(종합)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10일 영양군민체육관에서 영결식
신망 두터운 모범 경찰관…딸도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
(안동·영양=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한 김선현(51) 경감 빈소가 있는 안동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사건 발생 이틀째인 9일 오후 4시 30분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가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부는 고 김 경위에게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김 장관은 방명록에 "김선현 경감님 너무 큰 감사를 드립니다. 이 국민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늘 기억해 주시고 보호해 주십시오. 우리도 늘 그대를 품고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장관은 공권력 저항과 관련 "일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담긴 워낙 엄격한 규정은 인권보호라는 큰 가치 때문이지만 그래도 경찰관이 일반 직무를 집행할 때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토를 거쳐 경찰관들이 자기 일에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도청간부, 경북도의원, 동료 경찰관 등도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오전에는 김상운 경북경찰청장과 경북청 간부, 경북 도내 경찰서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유가족과 슬픔을 나눴다.
김 청장은 "김 경감은 평소에 주민과 친화력도 좋고 동료에게도 귀감이 되는 직원이었다"며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갑자기 그런 일을 당해 청장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비통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영양경찰서 한 경찰관은 "궂은일도 마다치 않았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북경찰청과 영양경찰서는 유족과 협의해 합동 영결식 준비에 들어갔다.
영결식은 유가족, 경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오전 10시 영양군민체육관에서 경북경찰청장으로 열린다.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안장한다.
김 경감은 지난 8일 낮 12시 39분께 영양군 영양읍 한 주택에서 A(42)씨가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김 경감은 집 마당에서 흥분한 상태로 가재도구를 부수며 난동을 부리는 A씨를 달래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다.
이후 A씨가 갑자기 뒷마당에서 흉기를 들고 와 무방비 상태인 김 경위에게 휘둘러 숨지게 했다. 김 경감과 함께 출동한 오모(53) 경위도 머리에 상처를 입고 병원서 치료받고 있다.
김 경감은 평소 성실한 근무 태도로 조직 안에서도 신망을 얻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년 동안 공직에 있으며 경찰청장표창 등 모두 14차례 상을 받은 모범 경찰관이었다.
그는 1992년 3월 순경으로 안동경찰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2014년 6월 경위로 승진한 뒤 순환 보직으로 영양경찰서에서 1년 동안 일했다. 이듬해 안동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1월 23일 영양경찰서 근무를 자원했다.
고인의 딸 A(21)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시험 준비도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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