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독일축구계, 터키계 외질 비판 잇따라…희생양 삼나
축구협 회장 "에르도안과 사진촬영 논란, 외질이 입장 밝혀야"
비어호프 단장, 외질의 대표 선발 후회 발언도…외질 아버지 반발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축구협회(DFB)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책임론을 놓고 독일 축구대표팀의 간판스타인 메주트 외질(29)을 몰아붙이는 모양새다.
월드컵 참가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 대한 여론의 날 선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월드컵 개막 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진 촬영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다 경기력도 부진했던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DFB) 회장은 8일(현지시간) 축구 전문잡지 키커와 인터뷰에서 "외질이 (논란에 대해) 아직 언급을 안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그린델 회장은 "많은 팬이 의문을 가지고 있고 외질의 대답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발언을 안 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외질이 휴가로부터 돌아올 때 공개적으로 입장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터키계 이민 2세인 외질은 지난 5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독일 정부가 인권탄압 등 민주주의 훼손을 이유로 에르도안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보여온 데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외질과의 사진을 대선 캠페인에 이용하는 바람에 외질에 대한 비판이 가중됐다.
일각에서는 외질을 대표팀에 선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외질을 두둔하며 상황을 봉합했다.
그러나 외질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다소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데다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에 대한 비판의 화살이 외질에게 쏟아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독일 축구계 주요 인사가 외질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은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독일 축구대표팀 단장인 올리버 비어호프는 지난 6일 일간 디 벨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외질과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월드컵에서 외질이 없는 것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비어호프는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으나, 그린델 회장은 비어호프를 변호했다.
그린델 회장은 "비어호프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월드컵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선수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명한 위기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질의 아버지는 일간 빌트와 인터뷰에서 외질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데 대해 "사람을 대하는 공손한 태도였을 뿐으로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비어호프의 발언에 대해 "정말 무례하고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외질을 팔았다"고 비판했다.
외질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견인하며 간판스타로 떠올랐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외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 아스널FC의 에이스로 활약해왔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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