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종부세 35만명이 7천억 더낸다…초고가·3주택자 중과
특위 권고안보다 누진도 강화…3주택 이상 0.3%p 추가과세로 세부담 급증
공정시장가액비율 연 5%p씩 2020년 90%까지만 올려…별도합산토지 세율 '유지'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내년부터 초고가·3주택 이상 다주택자를 겨냥한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나선다.
정부안대로 법이 바뀌면 내년에는 고가주택이나 토지를 보유한 35만명이 종부세 7천억원을 더 내게 된다. 3주택 이상 고가주택 보유자일수록 세부담이 크게 늘어, 경우에 따라 종전보다 70% 넘게 증가한다.
고가 비사업용토지 보유자도 땅값이 비쌀수록 종부세부담이 늘어나지만, 상가나 빌딩, 공장부지 등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현행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거쳐 종부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정기국회에 제출,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 많은 세금을 내도록 종부세 과세체계를 개편한다며, 이를 통해 자산·소득 양극화나 부동산 쏠림이 완화되고 부동산가격 상승에 상응해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 과세 공평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개편으로 주택보유자 27만4천명을 비롯해 고가 부동산 보유자 34만9천명에게 부과되는 종부세가 7천422억원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늘어난 종부세 수입 전액은 지방으로 이전돼 신혼부부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거래세 부담을 낮추는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개편안을 보면 정부는 내년부터 6억원(1가구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율을 과세표준(과표) 6억원을 초과하는 구간별로 0.1∼0.5%포인트 올린다. 최고세율은 2.0%에서 2.5%가 된다.
과표 6억∼12억원 구간의 세율 인상폭은 애초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특위)에서 제시한 0.05%포인트보다 높은 0.1%포인트로 누진도를 키웠다. 이에 따라 세율은 현행 0.75%에서 0.85%로 뛴다.
과표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에서 내년에 85%, 2020년에는 90%까지 연 5%포인트씩 인상한다. 애초 4년간 매년 5%포인트씩 100%까지 올리는 특위 권고안에 비해 상한이 낮아졌다.
과세표준 6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0.3%포인트를 추가 과세한다. 이는 다주택자 세부담을 강화하라는 특위의 주문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12억원(시가 17억1천만원) 짜리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는 내년부터 5만원(6.7%), 3주택 이상자는 9만원(6.0%) 오르게 된다
고가·다주택자일수록 세부담은 늘어나 공시가격 35억원(시가 50억원) 짜리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는 433만원(31.9%), 3주택 이상자는 1천179만원(74.8%)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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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과표에 세율을 곱해 구한다. 과표는 납세의무자별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에서 6억원(1가구 1주택은 9억원)을 공제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이 된다.
정부는 과표 6억원 이하(시가 기준으로 1주택자는 약 23억원, 다주택자는 약 19억원 수준)의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현행 종부세율(0.5%)을 유지한다.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 중 91%는 세율인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나대지와 잡종지 등 5억원 이상 비사업용토지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합합산토지분 종부세율은 특위 권고를 그대로 수용해 0.25∼1%포인트 올린다. 이에 따라 세율은 0.75∼2%에서 1∼3%로 높아진다.
다만, 상가·빌딩·공장부지 등 80억원 이상 사업용 토지에 부과되는 별도합산토지분 종부세율은 현행 0.5∼0.7%로 유지하기로 결정, 특위 권고(전 구간 0.2%포인트 인상)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제활동 관련 세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이유에서다. 별도합산 토지 중 상가·빌딩·공장부지 비중은 88.4%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2022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2015년 기준 0.8%에서 1%수준으로 상승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1%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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