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전면 나선 삼성전자, 하반기가 재도약·다운턴 '분수령'
반도체 등 업황 전망은 긍정적…"3분기에 사상 최고 실적 유력"
'2년 총수 공백'에 대내외 불확실성도 가중…'인도 이벤트'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새 총수 이재용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IT 기업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아니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타지 못한 채 다운턴(하강국면)으로 빠져드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만 결국 책임은 오롯이 키를 잡은 선장의 몫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두차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총수가 없는 가운데서도 지난해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도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셈이다.
6일 공개된 2분기 잠정 실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미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지만 영업이익이 7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고, 사상 최고 영업이익 행진도 4분기 만에 중단됐다.
다만 올 하반기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장밋빛'이다.
달러화 강세가 부품 사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글로벌 반도체 슈퍼호황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갤럭시노트9 출시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런 단기 실적에 집착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집행유예 석방 이후 잇단 해외 출장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 관련 현지 상황을 주로 둘러본 것도 이런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경영 외적인 환경은 '암운'이 드리운 양상이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와해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논란, 삼성증권 배당 오류 등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재벌개혁 드라이브도 가속화하고 있는데다, 재벌그룹의 변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11일 인도 국빈방문 기간 이 부회장과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삼성(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을 찾는다는 자체가 모종의 메시지가 될 수 있고, 이 부회장이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른바 '국정농단 게이트' 연루 의혹에 휩싸인 이후 최근까지 사실상 '총수 공백' 상태였다"면서 "이 부회장이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 여부가 삼성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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