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감독은 신태용 포함, 경쟁 과정 거쳐 뽑기로
"러시아월드컵, 성공하지도 실패하지도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신태용 현 감독에게 신임 감독 후보 자격을 부여한 뒤 다른 후보들과 경쟁 과정을 거쳐 신임 감독을 뽑기로 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0명 이하의 국가대표 신임 감독 후보를 정했다"라며 "후보들과 각각 인터뷰한 뒤 신태용 감독과 비교 과정을 거쳐 새 사령탑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6명의 감독소위원회 위원들(최진철, 노상래, 박건하, 정재권, 김영찬, 스티브 프라이스)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보여줬던 신태용 현 감독의 리더십에 관해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번 월드컵은 성공하지도, 실패하지도 않은 대회였다"라며 "신태용 감독은 준비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쏟았고 독일전 승리를 이끌었다. 이 점을 인정해 차기 감독 후보 자격을 주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의견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1년의 시간은 충분했다"라며 "노력은 많이 했지만 깊게 들어가진 못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신태용 감독과 재계약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재신임 안 했다고 선을 긋진 말아달라"라며 "다른 후보들과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과 경쟁하게 될 후보들의 대략적인 윤곽도 나왔다.
김판곤 위원장은 "10명 안쪽"이라며 "바로 내일부터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지도자도 후보군에 들어가 있나'라는 질문엔 "공간을 열어뒀지만, 고민해볼 부분"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대다수 후보가 외국인 지도자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된 전 브라질 대표팀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에 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우리는 철학에 맞는 지도자를 찾아 접근할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판곤 위원장은 신임 감독 선임의 두 가지 기준을 '철학'과 '성적'으로 잡았다.
그는 "우리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침투와 전진 패스, 활동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라며 "이런 축구철학을 가진 지도자를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한국 대표팀의 격에 맞는 결과를 만들 지도자여야 한다. 유능한 지도자를 모시겠다"라고 밝혔다.
감독 선임 과정의 대략적인 기한도 정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9월 A매치 기간 전에는 신임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감독의 몸값 문제에 관해선 "중국처럼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들여 영입하진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만, 한국 축구의 매력을 알려 설득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라며 "선수들은 대한축구협회가 하나의 철학으로 가자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목말라하더라"라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상당히 가슴이 아팠는데, 감독이 바뀌더라도 대표팀의 철학은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단단하게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7월 4일 성적 부진으로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난 울리 슈틸리케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아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했다.
신태용호는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모두 0-0으로 비기면서 천신만고 끝에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경기력 논란에 휘말리며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감독 부임 희망설까지 잇따르면서 대한축구협회와 신태용 감독을 향한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신태용호는 그해 겨울 일본에서 열린 EAFF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신뢰를 찾았지만, 평가전에서 선전과 졸전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월드컵 본선에선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패, 멕시코와 2차전에서 1-2로 패했고 마지막 독일전에서 2-0으로 승리해 1승 2패, 16강 진출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신 감독의 계약 기간은 7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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