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中주도 해안철도 공사에 중지명령…일대일로 '삐걱'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중국의 대대적 투자로 진행돼 온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공사가 수익성 등을 둘러싼 논란 끝에 중지됐다.
5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ECRL 사업을 위해 설립한 유한회사인 말레이시아레일링크(MRL)는 최근 시공사인 중국 교통건설(中國 交通建股·CCCC)에 공사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MRL은 CCCC에 보낸 공문에서 국익 수호를 공사 중단의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MRL은 "작업이 중단되는 기간 현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장비와 자재 등도 우리 측의 동의 없이 없이 반출해선 안 된다"면서 공사 재개 시점은 추후 통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 반도 동부 툼팟에서 서부 해안에 있는 말레이시아 최대 항구 클랑까지 668㎞ 구간을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ECRL 사업은 중국이 사업비 550억 링깃(약 15조원)의 85%를 융자하는 조건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CRL이 완공되면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시작해 라오스, 태국을 넘어 전략적 요충지인 클랑으로 이어지는 육상 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총선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전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마레이시아 신정부는 사업 비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데다 수익성도 의심된다면서 해당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림관엥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은 토지수용비용 등을 포함하면 총사업비가 809억2천만 링깃(22조3천억원)까지 치솟는다면서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사업 조건을 재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CCC의 공사단가를 크게 낮춰야만 재정적·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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