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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연금공단 대표 "연금체계 존속위해 난민 더 받아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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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연금공단 대표 "연금체계 존속위해 난민 더 받아야"(종합)
새 정부 반난민 정책 작심 비판…살비니 내무, '물갈이' 으름장
"노령화·저출산 탓 이주민 막으면 청년층 감소 심각→연금체계 붕괴"
"난민에 일자리 뺏기는 이탈리아인 처지 무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연금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이 이탈리아가 처한 심각한 저출산 상황을 지적하며, 현행 연금체계 존속을 위해서는 더 많은 난민을 받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토토 보에리 사회보장연금관리공단(Inps) 이사장은 4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이같이 주장하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새 정부를 작심하고 비판에 나섰다.



지난달 1일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부의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은 "이탈리아는 유럽의 '난민캠프'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난민구조선에 항구를 닫는 등 지중해를 건너 들어오려는 아프리카·중동 난민을 겨냥한 강경한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보에리 이사장은 "이민자 행렬이 최근의 절반으로 감소할 경우 이탈리아는 5년 안에 토리노(이탈리아 제4 도시) 주민 수에 해당하는 인구 감소를 겪게 되고, 이주민이 아예 들어오지 않으면 의회의 5년 회기 동안 34세 이하 청년층이 무려 70만 명 줄어들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닥치면 연금체계는 붕괴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탈리아인들이 꺼리는 비숙련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이민 인력은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합법적인 이민 행렬이 유지되게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인들은 65세 이상 노인층 비율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고, 이민자나 젊은층의 인구는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구학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초저출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까지 이탈리아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금세기 초의 18%에 비해 크게 상승한 27%까지 치솟는다. 반면, 25∼44세 인구 비율은 금세기 초의 30.6%에서 26.3%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에리 이사장은 또 이탈리아에 실제로 거주하는 이민자 비율이 약 9%이지만, 이탈리아 일반 대중은 이를 26%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탈리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현실과 인식 사이의 괴리가 심각하다. 이는 단지 편견이 아니라, 정보 왜곡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이탈리아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법 폐기 방침도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탈리아 새 정부는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금 수령 연령을 올린 현행 연금법을 폐지하고, 연금 연령을 다시 낮추려 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도입된 현행 연금법을 폐지하면 50억 유로(약 6조5천억원)의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실제 부담은 정부 추정치의 4배인 최대 20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보에리 이사장은 예측했다.
이 같은 작심 비판에 살비니 내무장관은 "보에리는 도대체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냐"며 난민이 더 필요하다는 그의 발언은 난민들에게 일자리를 뺏기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의 처지를 무시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이어 전임 중도 좌파 정부에서 임명된 보에리 이사장이 계속해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 시절 임명된 보에리 이사장은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최근 여러 공식 석상에서 난민이 사회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듭 강조하며 최근 이탈리아 사회에서 증폭되고 있는 반난민 정서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왔다.
한편, 살비니 장관은 앞서 전날에는 이런 보에리 이사장의 행보에 못마땅함을 드러내며 '물갈이'를 경고하기도 했다.
살비니 장관은 "Inps 대표를 포함해 난민들이 없다면 이탈리아가 재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하는 '슈퍼스타'들이 존재한다"고 비꼬며, "이런 자리들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보에리 이사장의 교체 가능성을 암시했다. 보에리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초까지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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