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그리에즈만의 우루과이 사랑…하필 8강에서 격돌
우루과이 감독·선수와 남다른 친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앙투안 그리에즈만은 "나의 절반은 우루과이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우루과이를 사랑한다.
그리에즈만은 우루과이 사람처럼 스페인어를 하고, 우루과이의 전통차 '마테'도 잘 마신다. 우루과이 음악과 음식, 문화에도 푹 빠져 있다.
우루과이 축구팀 페나롤의 팬이며, 이 구단의 응원 구호도 외칠 줄 안다.
그런데 그리에즈만은 '운명의 장난'처럼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에서 우루과이를 만나게 됐다.
프랑스는 오는 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준결승 진출권을 둘러싼 단판 대결을 벌인다.
16강전에서 2골을 넣으며 우루과이를 8강에 올려놓은 에딘손 카바니는 그리에즈만이 가장 동경하는 선수다.
그리에즈만의 '우루과이 앓이'는 약 10년 전 시작했다.
2009년 18세이던 그가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데뷔하면서다. 그를 지도한 마르틴 라사르테 감독이 바로 우루과이인이었다. 라사르테 감독은 그리에즈만의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했고, 둘은 지금도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만난 우루과이 선수 카를로스 부에노와도 친구가 됐다.
ESPN에 따르면, 그리에즈만은 지난 2일 러시아 월드컵 기자회견에서 "부에노가 나에게 마테 마시는 법을 알려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에즈만은 2014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더 많은 우루과이 친구들을 사귀었다.
이번 8강전에서 적수로 만나는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 디에고 고딘도 그리에즈만의 아틀레티코 동료다. 특히 고딘은 그리에즈만 딸의 대부다.
이런 배경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리에즈만이 8강전에서 하필 우루과이를 만나 슬퍼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루과이 선수들도 그리에즈만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뛸지 관심을 보인다.
AP 통신에 따르면 우루과이 미드필더 나이탄 난데스는 "그리에즈만은 꽤 우루과이 사람 같다. 그는 우루과이 사람처럼 보이려고 노력한다. (8강전은) 그에게 아주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경기장에서 우루과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남겼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는 그리에즈만에게 "우루과이인인 척 그만하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아레스는 "그는 자신을 '반 우루과이인'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프랑스인이다"라며 "그는 우루과이 사람들의 감정을 완벽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적은 사람들이 축구로 성공하기 위해 얼마나 헌신하고 노력하는지 그는 모른다"고 강조했다. 우루과이 인구는 350만 명, 프랑스 인구는 6천700만 명이다.
수아레스는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월드컵이다. 우리에게 특별한 경기다. 그에게도 그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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