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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이 코앞인데'…무너지고 깎여나간 동해안 해수욕장
지자체, 침식 해변 임시로 메우는 복구 반복…주민 "근본 대책 필요"

(강릉·양양=연합뉴스) 이종건 이해용 기자 =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이 오는 6일 개장할 예정인 가운데 곳곳에서 백사장이 파도에 깎여나가는 침식 현상이 반복돼 피서객의 불편과 안전사고 등이 우려된다.

개장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강릉시 옥계면의 한 해수욕장 가장자리에는 어른 키 높이의 수직 모래 벽이 곳곳에 등장했다.
백사장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가 덮칠 때마다 마치 남극의 빙하 자락이 무너지듯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가족과 해변을 찾은 한 행락객은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데 갑자기 발아래 절벽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면서 "백사장 아래로 추락할까 걱정돼 멀찌감치 떨어져 다녔다"라고 말했다.
백사장 침식 현상이 발생해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최근 중장비로 정비한 경포 인근의 해변도 7호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파도가 거세지면서 다시 패어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불도저를 동원해 평탄작업을 한 흔적이 아직도 선명한 이 해변은 태풍의 북상과 함께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백사장이 맥없이 무너졌다.
미리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은 파도에 수직으로 깎여 나간 백사장을 피해 다니는 실정이다.
피서객을 맞기 위해 집 주변을 정비하던 한 주민은 "얼마 전 백사장을 정비했는데 또 파도에 유실됐다"며 "파도가 들락날락할 때마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라고 귀띔했다.

주민들은 매년 침식 현상이 반복되면 모래가 고운 해변이 사라질까 걱정하고 있다.
주민 김모(41)씨는 "해변에 나갈 때마다 백사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 겁이 난다"면서 "침식 현상을 계속 방치하면 백사장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라고 걱정했다.
강릉시는 개장 전까지 침식 현상이 발생한 해수욕장에는 중장비를 동원해 응급 복구할 방침이다.
양양군은 손양면의 한 해변이 유실되자 최근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였다.
또 겨울철마다 모래가 사라지면서 바닥이 드러난 강현면의 해변은 오는 8일부터 인근에서 모래를 실어와 복구할 예정이다.
김동관 강현면 정암1리 이장은 "매년 반복되는 모래 유실로 해수욕장 운영에 어려움이 매우 많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라고 주문했다.
dm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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