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벤처투자 다각화…전기스쿠터 사업 3억弗 직접 투자
FT "스마트 운송수단에 대한 페이지 CEO의 각별한 관심"
애널리스트 "미래 사업 광범위한 투자만이 지속 성장 유지하는 길"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그룹이 전기 스쿠터 공유 스타트업 '라임'에 3억 달러(3천4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구글 벤처스(GV·구글의 벤처캐피털 회사)를 통한 것이 아니라 알파벳의 직접 투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GV는 라임의 초기 투자 라운드를 이끌어왔지만, 이번엔 알파벳이 직접 나서 GV의 초기 투자액과 비슷한 금액을 직접 투자한 것이다.
FT는 "벤처캐피털(VC)을 통하지 않고 지주회사가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경우가 많다"며 알파벳 그룹이 미래 운송과 스마트시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
알파벳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음악 분류 작업을 하는 스타트업 '유나이티드 마스터스'와 우주 투석기를 개발 중인 '스핀 런치' 등에도 직접 투자를 한 바 있다.
FT는 "라임에 대한 GV와 알파벳의 양 갈래 투자는 알파벳의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현금 투입 방식이 점점 복잡해 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GV 외에도 '캐피털 G'로 불리는 종기(막바지) 투자 펀드를 운용 중이고, 인공지능(AI) 분야를 주로 투자하는 '그레디언트 벤처스'도 설립했다.
그러나 구글의 복잡한 투자 방식은 기존 투자와의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GV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의 초기 투자자이며, 알파벳은 캐피털 G를 통해 우버의 경쟁업체인 리프트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우버와 리프트는 모두 전기 스쿠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스쿠터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기 위해 우버, 리프트 등과 경쟁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분석 기업인 크런치 베이스에 따르면 GV, 캐피털 G, 그레디언트 등 구글의 3대 벤처캐피털의 2017년 투자 건수는 10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선트러스트의 유세프 스퀄리 애널리스트는 "알파벳 그룹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격적 베팅은 장기적으로 볼 때 평균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는 미래 도시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 즉 효과적 운송수단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FT는 덧붙였다.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스타트업 키티호크, 스마트 시티 연구소인 '사이드워크 랩스' 등을 소유하고 있는 페이지 CEO가 우버·리프트·라임 등에 잇따라 투자하는 것은 미래 운송수단에 대한 그의 각별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알파벳 투자로 라임의 시장가치는 8억 달러에서 11억 달러(1조3천억 원)로 뛰어올랐다.
라임의 경쟁기업인 '버드'도 지난주 세콰이어와 액셀 등 유력 VC로부터 3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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