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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현장] 베를린은 어떻게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요람이 됐을까
싼 물가와 동독 비밀경찰에서 비롯된 프라이버시·反정부 정서 맞물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윤 = 독일 베를린은 유럽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꼽힌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들이 베를린으로 몰려들고 이곳에서 새로운 기업과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예외는 아니다.

2일 베를린에서 만난 블록체인 스타트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베를린은 블록체인과 관련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수도 없이 거머쥔 도시다.
베를린에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세계 첫 오프라인 가게인 '룸77'가 있으며, 세계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이 사실상 개발된 곳이기도 하다.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도 가장 먼저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허가를 받은 첫 거래소 역시 독일 거래소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블록체인 생태계가 구성된 베를린에 자연히 모여들게 됐다.
블록체인 기반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개발해 보쉬, 폴크스바겐 등 대기업과 협업 중인 IOTA는 물론 온라인 미디어 이용에 가상화폐를 더한 사토시페이, 슬록잇, DAO 등이 베를린에 거점을 두고 있다. 블록체인 관련 밋업도 빠지지 않고 베를린에서 열린다.

베를린이 스타트업의 요람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물가와 임대료다.
과거 분단으로 개발이 더뎠던 베를린은 서유럽 주요 도시 가운데 임대료가 낮은 편이다.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는 있지만, 영국 런던이나 스위스 추크 등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베타하우스와 같은 사무실 공유도 활발하다.
여기에 독일 전반에 깔린 반(反)정부 이데올로기와 개인정보에 대해 민감한 성향이 가상화폐(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정서적 토양이 됐다.
촘촘한 감시망으로 악명이 높았던 동독 국가안보부 슈타지를 경험했던 독일 국민은 개인정보에 민감한 편이다.
중앙에 정보가 모이지 않고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이런 정서에 정확히 들어맞았다.
플로리안 글라츠 독일 블록체인연방협회장은 "베를린은 항상 대안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특히 과거 슈타지 때문에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 베를린의 중요도는 한층 더 커졌다.
안드레아스 오소브스키 IOTA 핵심개발 공동팀장은 "다양한 곳에 사무실이 있지만, 베를린이 가장 중요한 본사라고 생각한다"며 "베를린에 많은 스타트업이 있어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KPF 디플로마-블록체인 과정 참여 후 작성됐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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