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하면 가족도 죽인다"…울산해경 간부, 부하에 갑질
상습 폭행·욕설도…감봉 2개월·파출소 전보에 "솜방망이 처벌" 지적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해양경찰서 구조대의 한 간부가 대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 갑질 등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울산해경은 이러한 행위를 한 구조대 간부 A 경위를 해경파출소 구조대원으로 문책성 전보 조처하고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 경위는 지난해 10월 구조대 회의에서 내부고발에 대해 교육을 하던 중 한 대원을 지목해 "만약 내부고발을 한다면 너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성 폭언을 했다.
또 대원들이 훈련을 소홀히 한다며 가슴팍을 때리는 등 폭행하고, 수시로 욕설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식비를 내도록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A 경위는 2014년 초 울산해경 구조대 간부로 발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경찰청은 내부 신고망인 '청년고충신문고' 등을 통해 대원들이 A 경위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달 말 울산해경 구조대를 상대로 감찰을 벌였다.
본청 감찰 후 울산해경은 이달 25일 외부위원 2명과 내부위원 3명으로 이뤄진 징계위원회를 열고 A 경위에게 감봉 2개월의 징계와 228만6천원의 징계부가금을 부과했다. 경위 이하의 징계는 해당 경찰서에서 내리게 되어 있다.
울산해경은 또 징계에 앞서 A 경위를 한 해경파출소 구조대원으로 문책성 전보 조처했다.
그러나 해경 내부에서는 감봉 2개월의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관계자는 "징계 과정에서 다른 구조대원 4명이 A 경위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A 경위가 구조대 간부로서 그동안 많은 인명을 구조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본인도 지금까지의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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