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부재' 日롯데홀딩스 오늘 주총…형제 경영권 표 대결
황각규 부회장 등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 일본 건너가 주주 설득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롯데 경영권을 놓고 다시 한 번 표 대결을 벌인다.
이날 오전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들 안건은 신 회장의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표 대결에서 이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신 회장이 지난 2월 법정 구속된 후 이번 주총에 참석할 수 없게 돼 불안해하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7월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뤄진 4차례의 표 대결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의 지주회사로서 한일 롯데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 표 대결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를 제외하면 종업원지주회나 관계사, 임원 지주회는 그동안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다.
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하고자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지만, 법원의 결정이 나오지 않아 신 회장은 이번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신 회장은 앞서 4차례의 주총 때마다 주총 직전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일본에 머무르며 롯데홀딩스 대주주와 이사진을 만나 자신의 경영 역량과 의지를 강조하고 의혹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소해왔다.
롯데그룹은 일단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우호적인 분위기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신 회장이 직접 일본 주주들을 상대로 이사 해임의 '부당성'을 설명할 기회가 없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해임안이 상정되면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데 현장에서 직접 구두로 해명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총에 꼭 참석하고 싶다"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참석을 위해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부재중인 현 상황이 앞선 네 차례의 주총과 달리 본인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일본 기업은 범죄행위에 엄격하다. 일본 사람이었으면 이사 자격도 유지 못 하는 것이 현지의 관례"라며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당위성을 주장했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에서 해임되면 재계 5위인 롯데의 한일 간 공조관계에 금이 갈 뿐 아니라 나아가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나아가 한일 롯데 통합 경영뿐 아니라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속 중인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롯데에서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이 신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전날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났다.
황 부회장 등은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나 지지와 원만한 주총 진행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신 회장의 서신을 전달한다.
주총에는 신 회장 본인 말고는 대리인도 입장할 수가 없어서 황 부회장이 주총에 직접 참석할 수는 없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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