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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주의는 거의 항상 형편없는 길잡이였다"
신간 '비관이 만드는 공포 낙관이 만드는 희망'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비관(悲觀)은 얼마간 타고나고 어느 정도는 습관적인 듯하다.
과학자들은 불안감이 인간의 생존에 도움이 됐기 때문에 진화했다고 본다.
인류 조상 중 태평했던 사람보다는 걱정이 많았던 사람이 주변 환경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우연한 위험에 더 잘 대처해 더 많은 자손을 남겼을 것이란 추론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사를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현대인의 비관주의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레그 이스터브룩은 최근 저서 '비관이 만드는 공포 낙관이 만드는 희망'(움직이는서재 펴냄)을 통해 서구사회에 팽배한 비관주의의 폐해를 조목조목 제시하며 비판한다.



저자는 국내에도 소개됐던 전작 '진보의 역설-우리는 왜 더 잘살게 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가'(에코리브르)에서 경제 성장을 이룩한 선진국들의 국민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건 현재의 상태가 지속하지 못할까 불안해하는 일종의 '붕괴 불안' 때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저자는 이번 저서에서 비관주의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더욱 확장한다.
그는 비관주의가 학계에서부터 시작돼 공론의 광장으로 유행처럼 퍼져나갔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조금 배웠다는 사람은 세상이 곧 무너질 것같이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통념이 되어버렸다. 모든 게 끔찍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다."
책은 정치인, 로비스트, 언론, 소셜미디어(SNS)에 의해 조장되는 잘못된 비관주의의 사례들을 열거하며 논박한다.
식량 문제에 대해선 맬서스의 '인구론'이 출현했을 때 10억 명이던 세계 인구가 지금은 70억 명으로 불어났지만, 부유한 국가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조차 비만이 공중 건강 문제가 될 정도로 식량이 풍부해졌다고 지적한다.
질병에 대해선 자연선택에 의해 인간의 유전자는 병균에 대항해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진화했고, 공공의료체계의 향상으로 사람들이 질병에 굴복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설명한다.
에너지 고갈 우려에 대해선 1970년 석유 매장량이 5억 배럴에 못 미칠 것으로 믿었지만, 그 후로 1조 배럴을 소비하고도 오늘날 1조7천억 배럴이 아직 땅속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실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이 갈수록 증가한다고 믿는 범죄와 폭력도 사실은 점진적인 도덕성의 향상과 더불어 감소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에 따른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으로 독재자들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낙관론을 편다.
하지만 저자는 세상의 상황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낫다는 것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자만 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한다.
불평등, 인종 갈등, 기후변화, 불법이민, 난민, 지역 분쟁, 부실한 공교육 등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그러면서 과거의 사례에 비춰보더라도 비관주의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비관주의는 범죄와 공해 감축, 질병 관리, 빈곤 감퇴, 식량 공급, 안전, 전쟁 억제, 민주주의 확산, 자연자원 보호 등의 문제에 대해 제대로 예측하지도,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비관주의는 거의 항상 형편없는 길잡이였다."
저자는 공포에 찬 비관주의를 해체하는 대신 희망적인 낙관주의로 무장할 것을 주문한다.
"'걱정 말고 행복하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실은 걱정할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걱정은 하되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자는 것이다. 낙관주의는 우리가 세상의 많은 잘못과 결함에 눈감도록 하지 않는다. 대신 낙관주의는 우리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을 시작하면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확신이자 다짐이다."
김종수 옮김. 504쪽. 2만5천원.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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