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의혹' 말레이 前총리 부부, 돈세탁 혐의로 곧 경찰소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 부부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됐다.
28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조만간 나집 라작 전 총리와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를 자금세탁 등 혐의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집과 아파트를 수색해 무려 2천500억∼3천억원 상당의 보석류와 사치품, 외화 등을 압수했다.
나집 전 총리 측은 압수된 물품은 오랜 기간에 걸쳐 받아 온 '대가성 없는 선물'이고, 현금과 외화는 당 비밀자금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르 싱 연방상업범죄조사국(CCID) 국장은 이와 관련해 나집 전 총리와 로스마 여사를 곧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연루된 다른 인물들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집 전 총리에게 선물을 줬다는 이들을 중심으로 이미 30여명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집 전 총리 부부가 체포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이른바 '1MDB 스캔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이다.
그와 측근들은 1MDB를 통해 45억 달러(약 5조원)가 넘는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스마 여사는 1억원 남짓인 남편 연봉 외엔 알려진 소득이 없으면서도 다이아몬드와 명품백 수집을 취미로 삼는 등 사치행각을 벌였다. 현지에선 1MDB 횡령자금이 여기에 쓰였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나집 전 총리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지난달 총선 참패로 권좌에서 쫓겨난 이래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와 경찰의 수사를 받아 왔다.
MACC는 두 차례에 걸쳐 나집 전 총리를 소환 조사한 뒤 돈세탁과 횡령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으며, 이달 초에는 로스마 여사 역시 소환해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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