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 등 집중 추궁
조사 중 오전 2차례·오후 3차례 휴식…직접 챙겨온 도시락으로 식사
박창진 사무장 등 대한항공 직원들 "조회장, 책임지고 벌 받아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최평천 기자 =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조 회장을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온갖 비리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결국 조 회장마저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이날 오전 9시 23분께 남부지검에 나타난 조 회장은 '두 딸과 아내에 이어 포토라인 서게 됐는데 국민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는 취재진의 요청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상속세는 왜 안 낸 거냐'는 질문에 "검찰에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횡령·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죄송하다"고 답했으며, '회장직을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말없이 검찰청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오전에 2차례, 오후에 3차례 휴식시간을 가졌으며 직접 챙겨온 도시락으로 점심과 저녁을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또 검찰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 회장을 상대로 프랑스의 부동산 등 부친인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세금을 내지 않은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남부지검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 남매를 수백억 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기업·금융범죄를 전담하는 형사6부에 배당하고 수사해 왔다.
비록 조 회장이 미납한 상속세를 일부 냈고 완납할 계획이라 해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조세포탈의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조 회장 남매가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그룹 계열사와 조 회장 일가가 소유한 관계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거둔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하고 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 회장의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대신 지불한 혐의에 대해서도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수사 중인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의심 규모는 수백억 원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조양호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죄송하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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