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처럼 불기둥 치솟아…300m밖 뜨거운 열기"
"펑 소리와 함께 큰 폭발음"…인근 아파트 주민 대피 행렬
"공사장 그물 붙잡고 근로자들 살려달라"…주민이 전하는 긴박한 상황
(세종=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펑'하는 소리가 나 밖으로 나가보니 화산이 폭발할 때처럼 불기둥이 길게 솟아올랐습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26일 오후 1시 16분께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주상복합 신축 공사장 맞은편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던 A씨는 "귀를 찢는 듯한 큰 폭발음 때문에 깜짝 놀랐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소리가 처음 났을 당시 A씨는 잇단 폭발음에 부동산중개업소가 입주해 있는 건물의 커다란 철제 빔이 '와르르'하고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급히 밖으로 빠져나온 A씨가 목격한 것은 시뻘건 불기둥이었다. 바로 앞 신축 공사현장에서 불기둥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었던 것이다. 시커먼 연기는 화산재처럼 주변 하늘과 아파트 건물을 뒤덮은 상태였다.
A씨는 "뉴스에서나 봤던 하와이 화산 폭발 장면처럼 불기둥이 시뻘겋게 치솟아 깜짝 놀랐다"며 "너무 무서워 지하주차장으로 달려가 차를 타고 대피했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주변 상가 내 중국 음식점에서 일하는 B씨도 바쁘게 점심 영업을 하던 중 폭발 소리에 화들짝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는 "아파트 공사장과 상가가 3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밖으로 나와보니 뜨거운 기운이 느껴질 정도였다"며 "사장님이 당장 가스 밸브를 잠그라고 해 영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B씨 눈에는 화재 현장에서 "살려달라"며 구조를 요청하는 근로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들어왔다.
그는 "건물 곳곳에서 근로자 2∼3명씩 '살려달라'고 외쳤다"며 "일부 근로자들은 공사장 그물을 붙잡고 흔들면서 간절하게 구조를 요청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화재 현장 인근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입주민들도 시커먼 연기와 악취가 아파트로 밀려들자 인근 금강 둔치로 급히 대피하거나 창문을 닫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독자 제공]
한편 이날 오후 1시 16분께 세종시 새롬동(2-2 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세종소방본부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공사현장에서 '펑'소리와 함께 연기가 치솟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7동 지하 2층에서 발생한 이 불로 중상 4명을 비롯해 모두 32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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