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일본 항공사 '대만표기' 중문 사이트만 수정 비난
"상하이국제수입박람회 참가 제한 여론도…더 강한 조치 해야"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세계 항공시장의 큰 손인 중국에 굴복해 전 세계 항공사들이 대만 표기를 '중국의 일부'로 수정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일본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일본항공(JAL)의 대만 표기가 중문 사이트에서만 수정됐을 뿐 다른 언어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6일 일본항공의 사이트 화면을 캡처해 보도하면서 중문판 사이트에서는 대만 표기법이 '중국 대만'으로 돼 있지만, 영어, 일어, 대만인이 보는 번체자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이전 표기법대로 중국과 별개로 표기돼 있다고 소개했다.
환구시보는 "일본항공의 '절충식' 표기법이 받아들여진다면 다른 국가 항공사들에게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절대로 이런 '얕은수'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일부에서는 대만 표기법 규정을 어긴 항공사에 대해서는 올해 11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면서 "상하이정부신문판공실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정식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박람회 참가 규정에는 높은 품질과 대중적 인지도, 세계 일류의 대표성이라는 조건이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항공 전문가인 장바오신은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중국은 절대 (일본항공) 방식의 표기법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 항공부문의 요구는 명확하고, 중국에서 항공업을 운영하는 항공사가 중국 정부의 관리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국가 주권과도 연관된 일이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없고, 절충할 공간 역시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표기 수정 기한이 다가오는 만큼 더 강한 조치를 통해 관련 항공사들을 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중국 민항총국(CAAC)은 지난 4월 외국 항공사 44곳에 공문을 보내 대만, 홍콩, 마카오가 중국과 별개의 국가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홈페이지 및 홍보 자료 표현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이 중 18개 항공사가 이미 표기법을 수정했고, 나머지 26개 항공사는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오는 7월 25일까지 표기법 수정을 완료하겠다고 확답을 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은 이에 대해 "오웰리언(전체주의적)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는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아메리카에어라인, 델타 항공 등 자국 항공사들에 중국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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