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숨지면 곧바로 후임이"…파키스탄 탈레반 4번째 수장 임명
무프티 누르 왈리 메수드 새 최고지도자로…'더 급진적' 평가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100명이 넘는 무고한 학생을 한꺼번에 살해하는 등 잔혹한 테러를 저질러 온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수장 마울라나(물라) 파즈룰라의 사망을 열흘 만에 공식 인정하고 후임을 발표했다.
25일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TTP 대변인 모하마드 쿠라사니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파즈룰라가 지난 13일 미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숨졌다고 인정하면서 "그동안 TTP 최고지도자 모두가 이교도들에 의해 순교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TTP는 창시자인 바이툴라 메수드부터 2대 최고지휘관 하키물라 메수드, 3대 파즈룰라 등 역대 최고지도자 모두가 미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했다.
쿠라사니는 이어 TTP의 최고 의결기구인 슈라 위원회가 파즈룰라의 후임으로 무프티 누르 왈리 메수드(40)를 최고지도자로 선임했으며, 무프티 마자힘과 무프티 하프자 울라 등 2명을 부지도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신임 수장인 메수드는 남와지리스탄 메수드 부족 출신 전사이면서 이슬람학자로 올해 2월 TTP 부지도자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해 쓴 책에서 2007년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암살을 TTP가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탈레반 전문가들은 메수드가 전임 파즈룰라에 비해 더 급진적이라면서 더 과격한 전략을 구사할 것을 우려했다.
2007년 파키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 13개가 연합해 결성한 TTP는 파키스탄 현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보고 파키스탄에 이슬람주의에 입각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TP는 '탈레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아프간 정부와 17년째 내전 중인 아프간 탈레반과는 별개의 조직이다.
TTP는 2014년 12월 무장대원 10명을 파키스탄 페샤와르 군 부설학교에 침투시켜 학생들을 상대로 무차별 총격을 벌여 학생 132명 등 모두 148명을 살해하는 등 파키스탄을 겨냥한 많은 테러를 벌였다.
2012년 10월 파키스탄 스와트밸리에서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던 10대 여학생 말랄라 유사프자이(201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총으로 쏜 것도 TTP 대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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