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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 두테르테, 기독교 신성 모독 논란…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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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 두테르테, 기독교 신성 모독 논란…반발 확산
"멍청한 신"…가톨릭 교회의 '초법적 처형' 비판에 도발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의 '스트롱맨'(철권 통치자)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기독교 교리와 신성을 모독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다.
24일 일간 마닐라 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2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에서 열린 ICT 서밋 개막식에서 성경의 창세기를 거론하며 독설을 퍼부었다.


두테르테는 "신이 자신을 기쁘게 해줄 사람이 없고 곁에 여자가 없어서 외로운 나머지 지구와 만물, 아담과 이브(최초의 남자와 여자)를 창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은 자신의 창조물을 의심하고 시험해 뱀을 시켜 사과(선악과)를 이브에게 가져다줬고, 이브가 그것을 먹고는 아담에게 줬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원죄를 갖고 태어나고 심지어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죄를 짓고 있는데 무슨 종교가 그러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는 매우 바보 같은 명제"라면서 "그래서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완벽한 어떤 것을 만들고 그 우수함을 해치는 이벤트를 생각하는 이런 멍청한 신이 누구냐"면서 "그런 신을 합리화하고 믿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2016년 6월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의욕적으로 벌이는 마약과의 유혈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초법적 처형 의혹을 비판하는 가톨릭 교회를 맹렬히 비난해왔다.
두테르테의 이런 발언에 대해 여배우 리타 아빌라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이것은 너무 심하다"면서 "두테르테 당신은 우리를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려도 되는 쓰레기통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도 사람이다"라고 꼬집었다.
일간 필리핀스타도 편집후기에서 "교회를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할 수 있는 것이냐"면서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발언할 때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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