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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장전' 온·오프 유통공룡, 이커머스 최종승자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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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장전' 온·오프 유통공룡, 이커머스 최종승자 누가 될까
온라인쇼핑 대규모 투자 잇따라…업계 지각변동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한국의 아마존(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 되겠다."
최근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잡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존 온라인 업체뿐 아니라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시장은 더욱 가열되는 분위기다.

◇ 연간 20% 성장 '온라인 시장' 잡아라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34조6천5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0.7% 늘어난 수치다.
반면 올해 1∼4월 백화점 판매액은 9조6천5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판매액은 10조9천6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 증가에 불과했다.
정체 상태인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달리 온라인쇼핑 시장은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5년 53조8천883억원, 2016년 64조9천134억원, 지난해 78조2천273억원으로 해마다 20% 안팎 성장했다.
국내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소매비중은 약 20%에 불과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와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시장 규모가 1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최대 3조 베팅…"투자 확대로 시장 선점해야"
유통업계는 올해 들어 온라인쇼핑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쇠퇴기에 들어서고 소비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자 미래 성장 동력이 온라인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올해 초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1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해 그룹 내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할 방침이다.
롯데는 앞으로 5년간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하고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통합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5월 발표했다.
롯데는 온라인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별 시스템 인력과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한 'e 커머스 사업본부'도 오는 8월 신설한다.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도 최근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5천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11번가는 오는 9월 SK플래닛으로부터 독립된 신설법인을 만들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신규 서비스 개발, 신선식품·패션 등으로 오픈마켓 확장, 간편결제 시스템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보다 한참 앞서 쿠팡은 2015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1조1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티몬과 위메프도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수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PC로, 이어 모바일로 넘어가는 유통업계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실탄이 필요하다 보니 업체들이 앞다퉈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 업계 판도 바뀔까…물류·빅데이터 경쟁력이 관건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면서 온라인쇼핑 시장의 지각변동은 이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업계 순위는 지난해 거래액 기준 G마켓·옥션의 이베이코리아(13조7천억원)와 11번가(9조원), 롯데닷컴(8조원) 순이다.
인터파크(3조5천억원)과 위메프·티몬(각 3조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흥 강자인 네이버쇼핑의 지난해 거래액도 4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 온라인 거래액은 2조원대 수준이지만 2014년 통합 몰 '쓱닷컴' 출범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신장하면서 선발 업체들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업체들은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물류 인프라 확충,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온라인쇼핑 환경 개선, 다양한 상품 구색 확보, 중소 쇼핑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찌감치 온라인쇼핑 시장에 안착한 이베이, 11번가 등이 유리한 고지에 있기는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역량이 온라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롯데, 신세계 등이 빠르게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시장점유율 높이려는 출혈경쟁, 독 될 수도"
그러나 한편에서는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하다 보면 수익성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6천3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티몬도 지난해 영업손실 1천185억원으로 3년째 영업손실을 냈다. 위메프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417억원으로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11번가도 지난해 영업손실 1천여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업체는 추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매출을 키워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영업손실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가 누적적자에도 추가 투자 유치나 늘어난 매출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버티고 있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가 돼 거래액이 정체될 경우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을 이어가다 보면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업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gatsb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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