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새로 단장한 윤이상하우스…'예술 창작소'로 개관
예술인 레지던스·공연공간으로 운영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의 독일 베를린 자택이 젊은 예술가들의 레지던스와 공연공간으로 새로 단장됐다.
윤이상평화재단은 20일(현지시간) 윤이상하우스 개관식 및 개관음악회를 개최했다.
베를린 중심가에서 남서쪽으로 30㎞ 정도 떨어진 클라도우에 있는 윤이상하우스는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과 전문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의 장·단기 레지던스로 운영된다.
또한, 젊은 음악가들의 하우스콘서트 장소로 활용되고 인문학 강좌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윤 선생 서거 23년 만에 음악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진 것이다.
윤이상하우스 정원에는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윤 선생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가져와 베를린의 윤이상 묘역에 심은 동백나무도 옮겨져 있다.
베를린 카토우 공원묘지에 있던 윤 선생의 유해는 지난 2월 통영으로 이장됐다.
정부는 2007년 윤이상 자택 부지 매입비 및 개·보수, 아카이브 구축 사업에 8억 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했고, 윤이상평화재단은 지금까지 정부 예산과 후원금 등으로 딸 윤정 씨로부터 자택을 매입해 보수 작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재정문제 등으로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방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진헌 윤이상하우스 운영실장은 "윤이상하우스는 윤 선생의 예술혼과 민족혼을 바탕으로 차세대 예술인들이 더욱 창의적이고 대안적인 창조활동의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는 축사에서 "윤 선생이 고향을 떠난 지 49년 만에 그리던 고향 통영에 잠들어 있지만, 고인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정신은 아직도 이곳 어딘가에 머물러 있으리라 믿는다"라며 "윤이상하우스가 한국과 독일의 뜻깊은 문화교류의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개관식에는 한명숙 전 총리와 정 대사, 권세훈 주독 한국문화원장,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장, 탁무권 윤이상하우스 이사장, 윤이상 선생의 제자인 지휘자 어빈 코크 라파엘 등이 참석했다.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펼친 윤 선생은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과장된 동백림(東伯林·East Berlin)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이후 국내에서는 군사독재 시절 음악성을 평가받지 못했지만, 외국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렸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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