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미국 가자지구 지원계획 비판…"팔 분열 시도"
이스라엘 언론 "미국, 카타르·사우디에 가자지구 투자 요청 예정"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자지구 지원계획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가 아랍국가들을 통해 가자지구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려는 계획은 팔레스타인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루데이네는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지역 내 국가들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분리를 영구화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에) 양보하려는 조치에 협조하는 데 대해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바스 수반의 태도는 분명하다"며 "가자지구에 국가는 없고 가자지구 없이 국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루데이네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이슈를 사라지게 하려는 음모를 저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을 장악하고 있지만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독자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루데이네의 성명은 미국 정부가 아랍국가들에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요청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 이후 하루 만에 나왔다.
지난 17일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이스라엘과 아랍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 대표단이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가자지구 경제 회복을 돕는 목적으로 최대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의 투자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사는 이번 주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압둘라 2세 국왕과 중동지역 평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평화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당장 팔레스타인이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작년 12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뒤 미국 정부와 대화를 거부해왔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으로 식수, 전기 등의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더구나 최근 유혈사태가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과 미국, 이스라엘의 갈등이 격화됐다.
올해 3월 30일부터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실탄 진압 등으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약 130명 숨졌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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