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의식?…경기硏, 선거 직후 이재명 공약 '지역화폐' 지지
1년반 전 설문 결과 재탕한 보고서 발간, 연구원 "오비이락일 뿐"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이 지방선거 다음날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지역화폐 유통'을 지지하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 당선인을 의식한 보고서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 보고서에 1년 6개월 전 도민 설문조사 결과를 재탕해 수록, 이같은 의심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17일 도에 따르면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은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화폐, 경기도민 10명 중 7명 활용 의사 있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도를 통해 이날 배포했다.
보도자료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경기도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상품권 형태의 지역화폐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21쪽 분량 '이슈&진단-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역화폐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슈&진단' 보고서는 경기연구원이 매주 온·오프라인에서 발간하는 이슈 분석 보고서다.
보도자료는 경기도민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화폐를 활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도민이 70.3%에 달했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해당 설문조사는 1년 6개월 전인 2016년 11월 28일∼12월 1일 이뤄진 것이다. 게다가 이 설문조사 결과는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3월 발간한 '경기도 지역화폐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에 이미 한차례 활용한 적이 있다.
이번 보고서 발간 일자도 6·13 지방선거 다음 날인 이달 '14일'로 돼 있다.
도 관계자는 "'지역화폐 유통 활성화'는 이재명 당선인이 선관위에 제출한 5대 공약 가운데 하나이며, 토론회에서 언급한 핵심공약"이라며 "게다가 한참 지난 설문조사 결과를 재탕한 보고서를 선거 다음 날 발간하는 것은 이 당선인을 의식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이 당선인뿐 아니라 남경필 지사 등 다른 후보들도 공약자료 등에서 언급했다"며 "작년 3월 연구 보고서와 이번 이슈 분석 보고서가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지만,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슈분석 보고서는 발간 1개월 전에 주제가 결정되므로 발간 일자도 문제가 될 게 없다. 오비이락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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