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우디·세네갈은 라마단 금식 연기…이란은 단식·훈련 병행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이슬람교도 7개 국가는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라마단은 이슬람교도의 5대 종교적 의무 가운데 하나로 라마단 기간에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밥도 음료수도 먹거나 마셔선 안 된다.
올해 라마단 기간은 5월 17일부터 오는 15일까지다. 국위를 선양하러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도 라마단을 피할 수 없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한국시간) 이슬람교도 7개 나라의 라마단 대처법을 소개했다.
A조의 사우디아라비아는 라마단 종료 전인 15일 0시 개최국 러시아와 월드컵 개막전을 치른다.
우리나라처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사우디는 백야 현상 탓에 18시간이나 '낮'을 경험하는 중이다. 올해 라마단이 더욱 피곤할 수밖에 없다.
이런 특수 환경을 고려해 사우디 대표팀 대부분은 라마단 단식을 월드컵 이후로 미뤘다. 라마단 기간 단식 연기의 사유로 '여행'을 들면 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세네갈 선수들도 월드컵을 앞두고 단식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높은 몸값을 받는 축구 선수들이 단식으로 몸을 해치는 건 불합리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라마단 기간 영양 전문가를 고용했으나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라마단을 수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집트 최고 종교지도자 샤키 알람은 이집트 선수들에게 라마단 면제를 허용했다.
모로코 축구협회와 모로코 최고 종교 지도회의 모두 자국 선수들에게 라마단 대책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이른바 특별 면제 조처가 없었기에 선수들은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로 월드컵을 맞이한다.
튀니지 선수들 역시 큰 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라마단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음식물을 전혀 먹지 못하고 두 번이나 평가전에 임했다.
골키퍼 무에즈 하센은 포르투갈, 터키와의 평가전 때 일몰 시각에 맞춰 두 번이나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연기'를 펼쳤다.
하센이 치료를 받는 사이 다른 동료들은 서둘러 벤치로 다가가 물을 마시고 대추를 씹어 영양분을 공급받았다.
나이지리아는 17일 오전 4시 크로아티아와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라마단 금식에 참여한 공격수 아흐메드 무사, 수비수 셰후 압둘라히를 뺄 참이다.
게르노트 뢰르 나이지리아 감독은 "단시간에 상실한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긴 쉽지 않다"며 두 선수를 1차전에 내보내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이란은 단식과 훈련을 엄격히 병행하는 중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라마단 금식은 인내와 저항에 관한 것"이라는 원칙론을 대표 선수들에게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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