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민주당 뜻밖 고전…'황금 분할' 이룬 전남 지방선거
민주 기초단체 22곳 중 13∼14곳 당선 예상…무소속 선전, 평화당 체면치레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민주평화당 등 이른바 비민주당 후보들이 비교적 선전했다.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지만 압승을 예상한 당의 기대에는 못 미치면서 '황금 분할'이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는 김영록 후보,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에는 서삼석 후보가 당선돼 모두 민주당 몫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민주당은 22개 시·군 기초단체장 상당수를 무소속, 민주평화당 후보들에게 내주게 됐다.
14일 오전 2시 현재 13개 시·군에서는 민주당, 5개 시·군에서는 무소속, 4개 시·군에서는 평화당 후보가 득표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당선이 확정되거나 득표율 1위를 기록 중인 민주당 후보는 허석(순천), 강인규(나주), 최형식(담양), 유근기(곡성), 김순호(구례), 김철우(보성), 구충곤(화순), 이승옥(강진), 신우철(완도), 이동진(진도), 전동평(영암), 김산(무안), 김준성(영광) 등이다.
무소속 가운데는 권오봉(여수), 정현복(광양), 유두석(장성), 정종순(장흥), 박우량(신안) 후보가 당선을 확정했거나 눈앞에 뒀다.
평화당에서는 박홍률(목포), 송귀근(고흥), 명현관(해남), 이윤행(함평) 후보가 1위를 달렸다.
목포 0.41% 포인트 차 등 일부 지역에서 접전이 연출돼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재 상황만으로도 민주당은 마냥 만족할 수만 없는 성적표다.
특히 전남 5개 시 단위 지역 가운데 여수·광양·목포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접전 또는 열세를 보인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반면 무소속 후보들은 다원화된 정당 구도 속에서도 선전을 이어갔으며 평화당도 '체면치레'를 하면서 민주당과 비민주당 단체장들이 견제 구도를 이룰 수 있게 됐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와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도 정작 텃밭인 전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뜻밖에 고전한 셈이다.
서울 등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과도 비교가 된다.
민주당 텃밭이라는 전남에서 유권자들이 이른바 '묻지마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도 있다.
이는 지역 민심에 이반한 일부 지역의 공천 잡음, 막판 열세·경합 지역에서 구사한 네거티브 전략의 부작용이라는 냉혹한 평가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추미애 대표 비서실 부실장 출신으로 신안군수 후보로 전략 공천돼 반발을 샀던 천경배 후보가 70% 개표율을 기록한 현재 5명 후보 중 4위를 기록한 것은 이런 기류를 단적으로 반영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광주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압도적인 표차로 5개 구청장을 휩쓴 것과 비교하면 전남 지방선거 결과는 다소 예상 밖"이라며 "민주당은 물론 망신을 피한 평화당, 후보 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은 바른미래당 등에도 시사점을 남긴 선거"라고 평가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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