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조희연 2기' 정책기조 유지될 듯…"조용한 변화"
자사고·외고 폐지 재차 공약했지만 실현방안은 정부로 공 넘겨
혁신학교 확대·학원휴일휴무 추진…초등 1~2학년 영어부활 없을 듯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13일 지방선거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서울 교육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조 교육감과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의 지향점이 비슷한 만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등 사안에서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가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임기인 박근혜 정부 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허가 문제 등을 두고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가 큰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번 선거기간 조 교육감은 '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을 강조했다.
이 방침은 우선 학생·학부모 관심이 가장 큰 '자사고·외국어고 일반고 전환' 문제에 적용될 전망이다.
조 교육감은 2014년에 이어 이번에도 자사고와 외고, 국제중을 일반학교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전환 방법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자사고·외고 설립근거 삭제를 제시했다.
시행령 개정은 교육감 권한 밖이어서 공을 정부에 넘긴 것이다.
특히 조 교육감은 이 문제에 관해 "국가교육회의에서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계속 추진하되 정부 차원의 구체적 안이 나올 때까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 교육감은 다만 자사고 학생선발 방식을 추첨제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의 학생선발권을 사실상 없애는 추첨제를 2019학년도 고교입시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령상 권한 밖이라는 지적이 나와 결국 적용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사교육 '진원지'로 비판받는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에 대해서는 일반고 학생을 수탁받아 교육하는 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지도 관심이다.
앞서 조 교육감은 경쟁 후보가 '과학고·과학영재학교 위탁교육기관 전환' 방안을 내놓자 "이들 학교를 사실상 폐지하는 것이 될 수 있는 만큼 국민이 참여하는 토론이 필요하다"면서도 "중요한 문제 제기로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진보교육감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혁신학교'는 늘어날 전망이다.
조 교육감은 "혁신학교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질적으로도 심화해 혁신교육을 일반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189곳인 혁신학교를 올해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3월부터 금지된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이 부활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법으로 금지된 사항이라 교육감 권한으로 바꿀 수 없는 데다 조 교육감도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초등 1~2학년 영어수업을 금지하는 대신 조 교육감은 "초등 3학년부터 영어를 배워도 문제없도록 희망하는 모든 공립초에 원어민교사를 배치하는 등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교육과 관련해서는 '학원휴일휴무제'가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공휴일에 학원이 반드시 쉬도록 강제하는 학원휴일휴무제는 조 교육감이 이번뿐 아니라 2014년 선거 때도 공약했으나 아직 실천하지 못했다.
최근 조 교육감은 한 시민단체 질의에 "학원휴일휴무제 도입에 찬성하며 관련 조례(안)도 마련해 시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조 교육감은 고등학교와 사립초등학교에도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또 현재 중학교 3학년생 대상으로 이뤄지는 협력종합예술교육을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학생들이 세종문화회관 등 공공문화예술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유사하게 10만명 이상 시민이 요구한 사안에 대해 교육청이나 교육감이 답변을 내놓는 '시민청원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장애인 특수학교는 현재 건립이 추진 중인 3개교를 임기 내 완성하고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7개 자치구에는 필요하면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따라 남북 상호 수학여행·체험학습, 서울·평양 청소년 스포츠 정기교류, 남북 교육자 학술교류,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교육 운영 등 공약이 실제 실현될지 눈길이 쏠린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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