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빙] '핵전문가' 리용호 北외무상, 폼페이오 파트너될듯
북미,조만간 후속협상 본격 개시할듯…정상국가간 외교 개시가능성
<YNAPHOTO path='PYH2018061110290001400_P2.jpg' id='PYH20180611102900014' title='북한 리용호,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회담' caption='(서울=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1일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회담했다고 발라크리쉬난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2018.6.11 [발라크리쉬난 장관 페이스북] '/>
(싱가포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교환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북미 간 후속협상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상대역으로 나설 북측 인사는 리용호 외무상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정상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하여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당 고위인사 사이의 후속협상을 진행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동안 북미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김영철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실질적 파트너로 협의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성명이 '해당 고위인사'라고만 명시한 것은 앞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협의 상대가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북미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13일 "(성명에 명시된 고위 인사는) 리용호 외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문성 등을 고려하면 폼페이오 장관을 핵 협상에서 상대할 만한 사람은 리 외무상뿐"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폼페이오 장관의 '정식' 카운터파트지만, 최근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의 협상보다는 싱가포르와의 의전 협의 등 실무 사안을 주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으로 북미가 새로운 관계 수립을 천명한 만큼 양국 간에도 외교장관이 이끄는 '정상국가의 외교'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외교라인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핵·군축 전문가로 알려진 리 외무상의 이력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의 최근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과장이던 지난 1990년 유엔 회원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실시된 군축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6개월 동안 여러 싱크탱크를 돌아봤다. 귀국할 때는 미국 학자들의 핵 협상 관련 책을 잔뜩 가지고 왔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
이후 리 외무상은 각종 북미회담에 참여하며 핵 문제에 깊숙이 관여했고 외무상을 맡기 전에는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로도 활동했다.
사찰·검증에서부터 핵무기·핵시설의 해체·폐기 방안 등 비핵화 관련 까다로운 기술적 문제를 다루게 될 후속협상에서는 리 외무상의 역할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달 말에서 8월 초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에 나란히 참석할 수 있다. 이 경우 두 사람이 양자회담을 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마련된다.
다만 다음 달 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북미가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의 조속한 협의를 추진한다면 아세안 관련 회의 이전에 별도로 회담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리 외무상이 전면에 나서게 된다 해도 그동안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영향력은 일정 부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력한 신임을 바탕으로 북미관계 개선·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정치적 의지'를 북한 내부에서 관철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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