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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층을 잡아라] ②재치있는 문구·차별화된 노랫말로 홍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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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층을 잡아라] ②재치있는 문구·차별화된 노랫말로 홍보 안간힘
이름·기호 이용 기발한 문구로 유권자 관심 끌기 경쟁
"인지도 높이기 쉽다" 반응 속 정책선거 실종 지적도




(전국종합=연합뉴스) "난, 아라효∼! 아라동엔 ○○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의 히트곡 '난 알아요'를 개사한 노래가 유세차를 통해 울려 퍼진다.
제주도의원 아라동 선거구에 출마한 모 후보의 로고송이다.
아라동의 지명에 자신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아라효'라는 합성어를 만들어, 원곡에서 발음이 비슷한 '알아요'를 대체한 것이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기발한 표현으로 후보 이름과 기호를 알리는 로고송이나 문구가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책선거가 실종됐다거나, 단순하고 억지스럽게 이미지만 강조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은 부동층을 겨냥해 자신의 인지도를 극대화할 임팩트 있는 홍보전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 않은 데다 지역구마다 각급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20명 안팎에 달하는 여건에서, 개별 후보를 차별화하기에 '간결한 주입식 홍보'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충북 청주시의원 바 선거구의 모 후보는 자신의 이름을 빗대 '○○○은 중국집이 아닙니다'라고 적은 홍보판을 들고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다.
대학교수 출신인 그는 "학생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도 이 방법을 썼다"며 "주성각·왕성각·태성각은 중국집이고, ○○○은 내 이름이라고 소개하면 각인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청주시의원 사 선거구의 모 후보는 기호인 '1-가'를 강조하고자, '일하러 가자'는 뜻의 '1하러 가즈아'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제천시의원 다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모 후보는 '정당 후보 이기는 날, 6월에는 6번'을 슬로건으로 내세웠고, 충북도의원 제천 1선거구의 모 후보는 자신의 이름 속 단어를 이용, 현수막에 꽃문양을 넣어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전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는 호남인들 위주로 사용하는 어휘를 활용해 자신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홍보 문구를 만들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거시기∼ 거시기 있잖아. 아∼ ○○○이'라는 문구를 넣은 홍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시해 친근감 있는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후보 측은 "유권자 대부분이 '참신하다'거나 '이름이 잘 기억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밝혔다.
전주시의원에 출마한 모 후보는 자신의 이름을 이용, 만화 '달려라 하니'를 본떠 '달려라 ○○'라는 문구를 홍보 글과 사진 등에 사용한다. 발로 뛰는 청년 이미지를 부각하고 만화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재치있는 문구로 유권자에게 다가서는 전략이다.



정읍시장 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는 '새로운 정읍을 8리(빨리) 앞당기고, 보람찬 주말을 8리(빨리) 확정한다'는 슬로건으로 기호 8번을 부각하고 있다.
이 후보는 숫자 8의 모양에서 착안해 자신을 '오뚝이 시장'이라고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의원 사 선거구의 모 후보는 "2번에는 '나'가 된다"를, 나 선거구의 모 후보는 "2번에는 '다'함께"를 각각 내세워 자신의 기호를 재치있게 알리고 있다.
울산 남구의원 나 선거구의 모 후보는 '주민2 주인2다! 2번에는 이○○'이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자신의 기호인 '2'를 세 번이나 드러낸 뒤 자신의 성(性)인 '이'를 배치, 마치 힙합 가사의 라임과 같은 효과를 냈다.
제주도의원 용담1·2동 선거구의 모 후보는 자신의 이름이 만화 캐릭터 ○○이와 같다는 점을 이용, '행복한 용담을 꿈꾸는 ○○이의 약속'이란 문구로 유권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투표용지 형태의 명함이나 인쇄물을 배부하는 후보도 있다.
경남 하동군에서 도의원에 도전하는 모 후보는 '기호 2번' 칸에 투표 도장이 찍힌 인쇄물을 사진을 찍어 유권자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함양군수 선거에 나선 모 후보도 사전투표함에 자신의 기호와 당, 이름이 표시된 투표용지 그림을 문자로 보내 유권자 표심을 자극했다.
유권자들에게 '시각적 각인'을 심어 실제 투표소에서 기표로 이어지도록 일종의 학습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 후보는 "부동층이 많아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선거일 전후로 북미회담, 러시아월드컵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어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면 부동층에 이름을 알리기조차 버거운 선거"라고 말했다.
이런 시도들에 대해 유권자들도 대체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한다.
울산에 사는 홍모(37·여)씨는 "시장, 교육감, 구청장, 지방의원까지 지역구 후보가 모두 22명이나 되더라"면서 "솔직히 각 선거에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 다 알지 못하는데, 재미있는 문구나 노래는 후보를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경재 변우열 황봉규 변지철 허광무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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