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리가 G8 탈퇴한 적 없어…G7, 러시아 온다면 환영"(종합2보)
트럼프 G8 복귀 제안에 '시큰둥'…"미러 정상회담 필요, 언제든 응할 생각"
"서방, 스크리팔 사건 같은 잡담 중단해야"…러 외무 "G20이 유용한 틀"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유철종 하채림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러시아를 복귀시켜 G8을 부활시키는 방안에 러시아가 소극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폐막식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G7, G8 복귀 문제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그것에서 탈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서방) 동료들이 언제부턴가 잘 알려진 고려(크림 문제 등에 따른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때문에 러시아에 오기를 거부했다"면서 "우리는 모스크바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으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이 러시아를 G7에서 축출한 것이지 러시아가 탈퇴한 게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G7이 먼저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한다면 언제든 환영이지만 러시아가 그것에 복귀하기 위해 애쓰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앞서 역시 SCO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전날 자국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나라에도 복귀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모임' 격인 G7 회의는 원래 러시아를 포함해 G8으로 운영됐으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으로 2014년 러시아의 자격이 정지됐다.
G7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복귀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독일·프랑스·영국이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에 도착한 후 9일 연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가 G8으로 복귀하는 것이 "긍정적인" 일이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나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G20을 비롯한) 다른 틀로도 잘 해나가고 있다"고 G8에서 제외된 것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G20은 공감대에 도달하려는 장치"라며 "미래를 위해 가장 유망한 틀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칭다오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푸틴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러 차례 미-러 정상회담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고 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 측이 준비되는 대로 즉각 내 업무 일정을 고려해 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미-러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을 제안했음을 언급하면서 "이는(회담 장소는) 기술적인 문제로 중요한 것은 회담이 구체적 내용으로 채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크렘린궁은 9일 푸틴 대통령이 최근 미-러 정상회담을 조율해 달라고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에게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를 확인했다.
크렘린궁이 이날 공개한 인터뷰 원문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언제든 대미 관계 발전·심화·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며 정상회담에 열린 자세를 취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칭다오 기자회견에서 G7 정상들이 전날 폐막한 캐나다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시리아 정부 지원과 파괴적 활동 중단을 요구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시도 사건과 같은 지어낸 일에 대한 잡담을 중단하고 실질적 협력과 관련한 구체적 문제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jyou@yna.co,kr,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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