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두산엔 있고 꼴찌 NC엔 없는 '기회 앞 집중력'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9일 NC 다이노스에 3-0 승리를 거두고 "0-0 상황에서 막판 타자들이 필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해줬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의 말대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타선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산과 NC는 8회초까지 0-0으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득점 기회는 NC가 더 많이 잡았다.
NC는 1회초 무사 1, 2루, 3회초 2사 1, 2루, 5회초 1사 1, 2루, 6회초 무사 1, 2루, 8회초 2사 만루로 앞서나갈 기회를 무수히 만들었다.
그러나 번번이 무위에 그쳤다.
두산도 5회말 1사 만루에서 득점에 실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6회말에는 1사 2루 기회를 날렸다.
기회는 만드는 것보다 살리는 게 중요하다.
두산은 8회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조수행이 NC 원종현에게서 볼넷을 골라냈다. 다음 타자 류지혁은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NC는 마운드를 장현식으로 교체했다. 장현식의 첫 상대는 허경민이었다.
허경민은 장현식과 2볼-2스트라이크로 맞섰다. 파울 하나를 걷어낸 허경민은 장현식의 6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익수 오른쪽으로 보내며 2루타를 만들었다.
그 사이 조수행이 홈까지 들어와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다음 타자 정진호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허경민의 2루타는 두산 타선의 도화선이 됐다.
허경민은 박건우 타석에서 나온 폭투에 3루까지 가고, 박건우의 좌전 적시타에 득점까지 했다.
이후 김재환과 양의지가 연속 안타를 쳐 1점을 보탰다. 두산은 3-0으로 달아났다.
허경민이 물꼬를 튼 덕분에 두산은 이 점수를 유지해 승리할 수 있었다.
두산은 4연승을 달리며 KBO리그 선두(41승 20패)를 유지했고, NC는 2연패에 빠지며 꼴찌(21승 43패)를 굳혔다.
경기 후 허경민은 "볼카운트가 불리했기 때문에 노려치기보다는 배트에 맞히자는 생각으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겨울 때부터 코치님과 연습한 부분이 어느 정도 나온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오늘 같은 경우는 다음 타자에게 연결하기보다는 직접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팀 연승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NC는 득점권 집중력에 대한 아쉬움을 재확인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잔루가 많다. 조금 더 집중력이 살아야 하는데 아쉽더라. 누가 한 방만 처리해준다면 수월할 텐데 아쉽다"고 했던 유영준 NC 감독대행은 같은 말을 되풀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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