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선거 정책대결 실종…네거티브 난타전 격화
'형수 욕설파일'에 '여배우 스캔들' 의혹까지…이재명 "책임 물을 것"
'땅 투기'·'동생 버스회사 특혜' 의혹에 남경필 "사실무근"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종반전으로 접어든 경기도지사 선거가 정책·공약 대결은 실종된 채 비방·폭로 난타전만 격화되고 있다.
네거티브는 선두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집중돼 '혜경궁 김씨 신원' 의혹 제기, '형수 욕설 파일' 공개에 이어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불거지며 이번 지방선거의 이슈를 독점한다는 촌평이 나올 정도다.
이 후보도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의 '땅 투기' 의혹과 '동생 버스회사 특혜'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 핫이슈 된 '여배우 스캔들' 의혹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가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TV토론회에서 민주당 이 후보와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을 본격 거론하며 경기지사 선거가 이 이슈에 온통 파묻혔다.
김 후보는 이어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가 김씨와 9개월 밀회를 했다"며 "이런 사실이 보도되니 사과문을 (김씨에게) 요청 내지 회유, 협박해서 게재하게 한 뒤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배우에 대한 인격살인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씨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 등을 공개하고 "이것은 절대 사생활, 불륜, 치정 이런 게 아니고 국민 앞에 완전히 거짓말하는 후보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라며 "수사당국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소설가 공지영 씨는 페이스북에 "2년 전 어느 날 주진우 기자와 차를 타고 가다가 차기대선 주자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며 "주 기자가 정색을 하며 '김부선하고 문제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았는데 다 해결됐다. 겨우 막았다' 하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혀 김 후보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한때 한 포털사이트의 경우 검색어 1∼4위가 '이재명은 사퇴하라', '이재명 김부선', '김부선', '이재명'이 차지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후보는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 김부선 씨와는 양육비 상담과 관련해 집회현장 등에서 몇 차례 만난 게 전부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후보는 8일에도 기자회견을 열러 "주진우, 김어준, 그리고 정봉주 전 의원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일부터 이 사실을 알지만 침묵한 '침묵의 동조자' 이름을 밝히겠다"고 했다.
또 이 후보가 친형 재선(2017년 사망)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데 직권을 남용한 정황이 있다고 재선 씨의 부인 박인복 씨와 함께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맞서 이 후보는 같은 날 아내 김혜경씨와 함께 사전투표를 마친 뒤 "제 옆엔 아내가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스캔들 의혹을 일축하고 재선씨를 적법하게 입원시킨 자료를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9일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김부선씨 문제가 사실이라면 공직선거법상 딱 떨어지는 허위사실이 되고 전 국민의 선택권에 영향을 주는 사안으로, 보기에 따라서는 전체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는 사안이 될 수도 있다"며 민주당에 이 후보를 사퇴시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을 내 "시중의 의혹을 짜깁기해 근거도 없이 인신공격성 비방을 하는 것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뜻을 외면하면 결국 선거를 통해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선 강력히 민·형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와중에 논란의 당사자인 김부선씨는 '주간동아'와 전화통화에서 "TV 토론회에서 김영환 후보가 문제제기를 하는 걸 보고 굉장히 통쾌했다"며 "김부선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식적인 사람은 다 알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스캔들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은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 남경필 후보에도 '땅 투기' 등 의혹 제기
민주당 이 후보 측은 한국당 남 후보의 추격세를 꺾기 위해 '땅 투기' 의혹과 함께 '동생 버스회사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인 김병욱 의원은 지난 5일 "남 후보와 그의 동생이 기준시가 5억원 가량의 제주도 맹지를 사들여 진입로를 내고 쪼개는 방식 등을 활용해 106억원에 매각해 100억원 가량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8일에는 보도자료를 내 "남 후보가 서울 평창동, 안양 석수동, 용인 양지면, 속초 조양동 등에 모두 10만㎡가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서울 한복판인 종로구 평창동 임야 4만여㎡는 남경필 후보가 고등학생 때 매입한 것이어서 구입 경위와 자금 출처를 두고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 후보 캠프는 "제주도 땅의 경우 일부 필지만 농지법 위반이었고 4년 전 선거를 비롯해 수차례 잘못을 인정해 사과한 것은 물론 해당 농지의 기부 약속을 지켰다"고 반박했다. 서울 평창동 등의 토지는 수십년전 동생들과 상속받은 것으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게 남 후보 캠프 입장이다.
이 후보 측은 남 후보가 도지사 시절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시외버스 면허로 전환하고 광역버스준공영제를 졸속 도입하며 동생이 운영 중인 버스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하며 남 후보 측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c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