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킥보드·뮤지컬까지…지방선거 이색유세 열전
유명 캐릭터 분장…자전거 등 친환경 유세수단 인기
가족 동원해 난타 공연까지…"선거운동을 축제처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설승은 이슬기 기자 = 6·13 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온데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이색유세전이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후보들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이슈 등으로 선거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자 기발함과 참신함으로 무장한 이색홍보전을 통해 유권자 관심 끌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 '튀어야 산다'…만화·드라마 캐릭터로 분장
먼저 후보들은 누구나 알 법한 만화나 게임·드라마 캐릭터로 분장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려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삼수 부산시의원 후보는 '슈퍼맨'으로 변장해 유권자 앞에 나섰다. 4년 전에도 같은 복장으로 이름을 알렸던 김 후보는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는 슈퍼맨을 자처하며 재선에 도전한다.
자유한국당 고태선 제주도의원 후보도 마블의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으로 변신해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등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정일우 인천 서구청장 후보와 김영훈·이용창 인천시의원 후보 등은 아예 '황소유세단'을 꾸려 지역을 누비고 있다.
대형 황소 캐릭터를 소형차 지붕에 달아 만든 유세차로 인천 서구지역을 돌며 한 표를 호소하는 것으로, '황소처럼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유권자의 시선을 강탈하는 이색 옷차림으로 표심을 공략하는 후보들도 있다.
민주당 서다운 대전 서구의회 후보는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개량 한복에 이름과 선거구가 적힌 앞치마를 입고 매일 유권자와 만난다. 십여 년 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을 패러디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전북도의원 선거에 나선 민주평화당 하대성 후보는 흰 한복을 입은 마당쇠 복장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마당쇠처럼 주민들의 일을 도맡아 하겠다는 각오를 알리기 위한 것이다.
◇ '유권자에 더 가까이'…자전거·킥보드·세그웨이 인기
이번 선거에서는 유세 트럭보다 자전거나 전기차, 킥보드, 세그웨이(전동스쿠터) 등을 이용한 유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음과 공해가 없는 친환경·저비용 유세에다 유권자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의원에 출마한 한국당 김태우 후보는 '자전거 유세차'를 타고 다니며 구민들을 만난다.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주호영 의원이 직접 자전거를 몰고 김 후보를 태워 함께 유세 중이다.
민주당 김봉균 경기도의원 후보와 민중당 홍성부 울산 남구의회 의원 후보도 유세수단으로 전기차를 이용한다.
철원군 의원에 출마한 한국당 이원규 후보는 아예 트랙터를 유세차로 활용하는 등 지역 맞춤 전략을 구사 중이다.
비용과 참신함을 모두 잡은 젊은 후보들의 '톡톡 튀는' 유세수단도 눈길을 끈다.
경기도의회와 수원시의회에 각각 출마한 바른미래당 김동은·정희윤 후보는 킥보드를 함께 타고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김선효 전주시의원 후보는 유모차와 전동 휠을 결합한 유세차를 직접 만들어 선거운동에 나섰다.
대구·경북지역 최연소 출마자인 정의당 이주윤 대구시의원 후보는 1인용 이동수단인 세그웨이를 타고 하루 6시간 60㎞ 이상 골목길을 누빈다.
◇ '선거운동도 축제처럼'…뮤지컬·난타에 판소리까지
공약만 외치는 판에 박힌 유세전을 벗어나 선거운동을 문화행사처럼 진행하는 후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민주당 서철모 화성시장 후보는 공약을 노래로 풀어 율동과 함께 제공하는 뮤지컬 '화성, 우리의 희망'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를 기억에 남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서 후보 캠프 측의 설명이다.
한국당 권영진 대전 유성구청장 후보는 성악가와 금관 5중주 연주자들로 구성된 클래식 음악단을 대동해 유권자를 만난다. 같은 당의 김상교 경기도의회 의원 후보는 둘째 딸을 동원해 드럼통을 두드리는 난타 공연을 펼쳤다.
시각장애인인 무소속 조경곤 인천 서구청장 후보는 주특기인 판소리 공연을 내세운다. 인천시 제23호 무형문화재 판소리 고법 예능 보유자인 그는 도포 의상에 갓까지 쓰고 유권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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