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토종 종패가 희망"…박사 출신 어업인 김상철 대표
10년 연구 끝 식물성 플랑크톤 대량 생산 성공…연매출 10억원 소득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중국산보다 생존율이 훨씬 높은 토종 종패를 개발해 어업 소득을 높이고 싶습니다"
전남 여수시 화양면 안포마을에서 양식 조개류 종패를 생산하는 김상철(49) 한국해양 대표는 조개 박사로 불린다.
어렸을 때부터 피조개 양식을 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김 대표는 여수에서 중·고교를 졸업하고 군산대에서 양식학을 공부했다.
제대 이후에는 전남대에서 새조개 인공 종묘생산 관련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종패 전문가의 길을 들어선 셈이다.
박사가 된 김 대표는 2000년 초 고향인 안포마을로 내려왔다.
인공 종패에 대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그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공양식장을 만들었다.
자연산 조개류는 생산량이 불규칙해 계획 생산이 어려워 어민들의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선 인공 종패 생산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바다에 나가면 자연산 피조개나 새조개, 바지락 등을 쉽게 잡을 수 있는 만큼 돈을 주고 구입하는 종패에 대한 주변 어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여기에 수온, 바람 등 각종 주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 종패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10여년 동안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종패 양식의 핵심이자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량 생산 방법을 찾아냈다.
일정한 수온을 유지하고 미세한 진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종묘배양장도 만들었다.
식물성 플랑크톤 연구와 신품종 개발을 전담하는 미세조류연구소도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중국산 종패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중국산 종패는 생존율은 낮지만 가격이 토종 종패의 절반 이하다.
토종 브랜드 육성을 위해 김 대표는 3년 전 갯벌양식협회도 만들었다.
2년 전부터는 한국해양수산지식인 중앙연합회 기술혁신위원장을 맡아 양식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는 연매출 10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양식 첫해인 2001년 2천만원 소득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50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해양수산분야 최우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김 대표는 "중국산 종패를 이기는 방법은 결국 기술력 밖에 없다"며 "자연산에만 의존하면 언젠가는 중국산에 잠식당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조개류 양식의 성패를 가늠할 인재육성과 우수한 품질의 신품종 개발에도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람들] "토종 종패가 희망"…박사 출신 어업인 김상철 대표 10년 연구 끝 식물성 플랑크톤 대량 생산 성공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중국산보다 생존율이 훨씬 높은 토종 종패를 개발해 어업 소득을 높이고 싶습니다"
전남 여수시 화양면 안포마을에서 양식 조개류를 생산하는 김상철(49) 한국해양 대표는 조개 박사로 불린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피조개 양식을 하던 모습을 보고 자란 김 대표는 여수에서 중·고교를 졸업하고 군산대에서 양식학을 공부했다.
제대 이후에는 전남대에서 새조개 인공 종묘생산 관련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가 된 김 대표는 2000년 초 고향인 안포마을로 내려왔다.
인공 종패에 대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그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공양식장을 만들었다.
자연산 조개류는 생산량이 불규칙해 계획 생산이 어려워 어민들의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선 인공 종패 생산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2001년 첫해에만 2천만원의 수익을 냈다.
바다에 나가면 자연산 피조개나 새조개, 바지락 등을 쉽게 잡을 수 있어서인지 주변 어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무엇보다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종패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10여년만에 식물성 플랑크톤 먹이를 대량으로 생산하게 됐고 연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도 냈다.
2010년에는 해양수산 최우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정한 수온을 유지하고 미세한 진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종묘배양장도 만들었다.
미세조류연구소도 만들어 식물성 플랑크톤 연구와 신품종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산 종패와 경쟁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중국산 종패는 토종 종패보다 2배가량 싸지만, 생존율은 낮다.
김 대표는 "중국산 종패를 이기는 방법은 결국 기술력밖에 없다"며 "자연산에만 의존하면 언젠가는 중국산에 잠식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종 브랜드 육성을 위해 김 대표는 3년 전 갯벌양식협회도 만들었다.
2년 전부터는 한국해양수산지식인 중앙연합회 기술혁신위원장을 맡아 양식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조개류 양식은 3년 이상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인재 육성에 어려움이 많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며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품종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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