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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새 정권, 대규모 인프라 사업서 줄줄이 발 빼나
"토리노-리옹 고속철도·아드리아해 횡단 가스관 건설 재검토"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주도하는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이 국정 운영에 본격 돌입함에 따라 그동안 추진돼 온 대형 인프라 공사들이 줄줄이 좌초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리오 토리넬리 이탈리아 교통부장관은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와 프랑스 남부 리옹을 연결하는 고속열차(TAV)를 결코 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리노-리옹을 연결하는 고속열차의 건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새 정부의 방침에 대해 토리노가 속해 있는 피에몬테 주의 세르지오 참파리노 주지사가 "내 시신을 밟고 가기 전에는 결코 중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강력 반발하자,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참파리노 주지사의 재담에 재담으로 대응하려 한다. 참파리노의 시신을 밟고 지나가는 기차를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그를 몇 주 내로 만나 (이 문제에 대해)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리넬리 장관은 환경 훼손을 이유로 토리노-리옹 고속철도 건설에 강력히 반대해 온 오성운동 소속이다.
오성운동은 당초 극우정당 '동맹'과의 연정 협상에서 이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을 아예 백지화하는 방침을 주장했으나, 개발에 좀 더 친화적인 동맹과의 절충을 위해 취소가 아닌 '재검토'로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공동 사업으로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까지 받고 있는 토리노-리옹 고속철도 건설이 전면 취소되면 이탈리아 정부는 프랑스와 EU에 거액의 벌금을 물어줘야 한다.
새 정부의 환경부 장관으로 낙점된 세르지오 코스타 장관도 이날 아드리아해 횡단 가스관(TAP) 사업 재검토를 천명했다.
역시 오성운동 소속인 코스타 장관은 "이탈리아의 에너지 정책, 가스 수요 감소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TAP 사업은 실익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타 장관은 "최종 결정은 관계 부처 장관들과의 협의를 거쳐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아시아에서 서유럽에 이르는 3천500㎞ 구간을 연결하는 국제 가스관인 TAP는 EU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약 400억 달러를 투입,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아드리아해에 면한 이탈리아 동부 주민들은 지역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TAP 건설에 반대해 왔다.
이탈리아가 TAP 사업에서 발을 뺄 경우 영국 석유회사 BP, 이탈리아 Snam 등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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