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직 여성공무원 첫 50% 넘어…시험과목 조정 지속 추진(종합)
김판석 인사처장 간담회서 "북한 인사제도 도울 준비해야"
가상화폐 기존 입장 유지…"재산심사에서 드러난 사례 없어"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국가공무원 중 여성공무원의 비율이 역대 처음으로 50%를 초과한 50.2%로 잠정 집계됐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작년 말 기준 통계를 정리한 '2018년 인사혁신통계연보'가 이달 말 공개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 수치는 통계확정 후 발표해야 한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2017년 연보에서는 국가공무원 65만149명 가운데 여성 비율이 49.8%(32만3천575명)였다.
김 처장은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50%를 최초로 넘었다는 것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이나 업무영역별 불균형이 있는 점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균형인사 기본계획을 수립중이며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공무원시험에 떨어져도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공무원시험과 민간시험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시험과목 조정'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작년 8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시험과목을 모두 합하면 300개가 넘는다. 과목을 정리하고, 호환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처장은 취임 1년을 한 달여 앞두고 가진 이날 간담회에서 시험과목 조정에 관해 "한 번도 잊거나 나태하거나 그런 적이 없다.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호환성을 거듭 강조했다.
인사처는 일단 국가직 7급 공채에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도입하고 한국사를 능력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검토 중이며, 하반기 중 '유예기간'을 명시해 발표할 예정이다.
9급 시험은 7급 시험의 변화를 보고 단계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300개가 넘는 개별 시험과목의 조정은 인사처의 '공무원 직렬·직류 개편작업'이 이뤄지고 난 뒤에 추진된다.
공무원 직렬·직류는 채용·승진·전보·보수 등 인사관리의 기준이며, 인사처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1961년 이후 57년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직렬·직류개편작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직렬·직류개편은 올해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에 공청회와 권역별 간담회를 거쳐 2020년 개정을 목표로 하기에, 개별 시험과목 조정도 그만큼 미뤄진다.
아울러 김 처장은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해 인사처의 역할과 공무원 교육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지난달에는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 대사를 만나 통일 사례를 듣기도 했다.
김 처장은 "북한이 국제적 개발모델로 베트남 모델에 관심을 가진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고, 중국은 너무 거대한 국가"라며 "아시아개발은행의 요청으로 2008년 베트남이 공무원법을 만드는 데 많이 도왔다. 북한도 공무원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연구된 자료는 통일을 전제로 한 자료가 많다. 통일되기 전에 '남은 남, 북은 북' 서로 협력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어떻게 도울까 하는 연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개발협력기구가 북한에 (인사제도·공무원법 등과 관련해) 제안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우리에게 자문하면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처는 급변하는 한반도정세에 대비해 공무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독일 베를린자유대 통일리더 준비과정'이란 프로그램을 연 1회에서 연 2회로 확대했다.
독일은 5년간 약 3만5천명의 서독 공무원을 동독에 파견해 동독의 행정시스템을 바꾸고, 재임용된 동독 공무원에 대한 직무교육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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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는 이달 말 경제부처 공무원 20명, 다음 달에 비경제부처 공무원 20명을 베를린자유대로 보내 전직 독일 대통령과 동독 총리, 교수 등과 만나 통일의 경험담을 듣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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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은 공무원의 '가상화폐' 거래·보유에 관해서는 "직무 관련자는 금지하고, 그밖의 공무원도 자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재산공개 의무자에 대한 재산심사가 30% 정도 진행됐는데 가상화폐 보유사례는 없었다. 비공개자에 대한 심사도 진행 중인데 구체적으로 나타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오는 7월 민간의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대해 "당장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도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기에 복무규정을 손질할 것"이라며 "앞서 2022년까지 공무원 초과근무 시간을 40%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복무관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처는 민간의 시행상황과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 초과근무 감축 목표, 현장공무원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무원 복무규정을 손본다는 방침이다.
김 처장은 공무원 성과연봉제에 관해서는 1월 중순 구성한 노사협의기구를 통해 의견을 청취 중이라며 "신뢰를 가지고 노사관계를 잘 가져가고 싶다"며 구체적 협의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밖에 7·9급 출신의 실·국장 승진기회를 늘리기 위한 '속진임용제'는 내년 상반기에 일부 부처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며, 전문성 때문에 채용한 공무원은 급수로 부르지 않고 '전문관'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아니고, 제도적으로 미진한 점이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취임 후 인사처의 성과로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정과 '배경 블라인드 채용'의 확립, 공무원 선발 소요기간 두 달 이상 단축, 최초로 전문비서 과정 운영을 꼽았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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